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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축구의 매력에 푹 빠진 여고생 삼총사

2011-04-18 00:00:00 8,810

초중고리그를 보러온 여고생 3총사(왼쪽부터 이래은-강민지-김보라) ⓒ한재현



보통 초중고리그 관중석을 보면 선수들의 가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간혹 경기장이 주거단지 근처나 공원에 있으면 지나가는 시민들이 호기심에 경기를 지켜보기도 한다.

하지만 학원축구에서 정작 선수들의 또래 친구들이 경기장에 찾아오는 일은 왕중왕전 결승전이 아니고서는 거의 보기 드물다. 그러니 한참 사춘기 시절 여학생들의 함성을 듣고 싶은 선수들에게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가끔 취재하면서 선수들에게 "여학생들이 축구부에 관심 있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들은 똑같다. 축구하는 것은 알아도 축구부나 경기장 찾아가는 건 눈꼽 만큼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16일 화사한 봄 날씨 속에서 노원 마들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1 대교 눈높이 고등부 서울 북부리그' 경신고와 재현고와의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교복을 입은 상큼 발랄한 여고생 3명을 발견했다.

보통 초중고리그 관중석은 선수들의 학부모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고생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들이 축구부가 없는 타 학교 학생들인 것이다. 도대체 그녀들이 축구장' 그것도 대중들에게 아직까지 낯선 초중고리그에 왜 찾아왔는지 궁금했다. 잠깐 그녀들의 소개부터 하겠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서울 염광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래은' 강민지' 김보라입니다."

인터뷰가 처음이라 수줍어하면서 자기 소개를 한 그녀들이 왜 축구장에 왔는지 궁금했다. 물어보니 셋 중에서 강민지 양이 축구를 좋아했고' 옆에 있던 이래은 양과 김보라 양이 친구 따라 처음으로 축구경기를 관람하게 된 것이다.

"제가 원래 축구에 관심이 많았어요.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축구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평소에 국가대표 경기가 있으면 빠짐없이 보고 있어요. 경기를 보다보면 잘하는 선수' 좋아하는 선수에 관심을 보여 그 선수가 속해 있는 팀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요. 지난 온두라스 평가전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기도 했어요.(웃음)"

"그런데 마들 스타디움 근처에서 살고 학교를 다니다보니 우연치 않게 여기서 축구경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찾아오게 되었어요." - 강민지 양

친구를 따라 처음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래은 양과 보라 양은 물론이거니와 전부터 축구에 꾸준히 관심을 가진 민지 양에게도 고교 축구는 아직 생소하다. 아직 성인 축구가 아닌 고교 축구를 경기장에서 실제로 본 느낌은 어떨까?

"성인 축구를 보다가 고교 축구를 보니까 아직 수준이 높지 않아서 약간 지루한 느낌이 있어요. 그러나 TV로 축구를 보면 전체적인 면을 보는 대신에 세밀하게 볼 수 없지만' 경기장에서 보면 잘하는 선수가 더 눈에 띄는 것 같아요. 긴장감도 있고요. 오늘은 재현고의 10번(강상우)만 보이는 것처럼요."

그녀들이 생각하는 축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축구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박력감과 스릴이 있는 것 같아요' 저렇게 열심히 뛰는 걸 보면 저희한테도 느껴지는게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녀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형에 가까운 축구선수에 대해 물어봤다. 대답은 비현실적이기도 했지만 애교로 봐줄 만 했다.

"만약 미래에 제 남자친구나 남편이 축구선수라면 멋진 발리슛으로 골을 기록해서 세리머니 하는 걸 지켜보고 싶어요. 무리수겠지만 언젠가 그런 날이 오지 않겠어요.(웃음)"

지붕이 없는 마들 스타디움 관중석으로 인해 그녀들은 강한 햇빛을 이기지 못하고 네 경기 모두 관람하지 못하고 나갔다. 하지만 그녀들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주시하며 축구관람을 즐겼다.

학교 친구들의 경기가 아닌 축구의 매력 하나로 왔다는 사실은 선수들에게 좀 더 책임감을 불어넣어줄 거라 생각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찾아온 그녀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깨끗한 경기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차후 관중석에 또래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준다면 뛰는 선수들도 덩달아 신이 날 것이다. 본 기자가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축구할 때 여학생들이 지켜보면 나도 모르게 열심히 뛰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세 여학생의 순수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글=한재현(KFA리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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