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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철 참관기] AFC U-14 페스티벌에 다녀와서

2008-05-13 00:00:00 3,993

U-14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은철 감독 ⓒ스포탈코리아



한국 U-14 대표팀은 지난 4월 20일부터 27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AFC U-14 페스티벌(동북아지역)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다음은 U-14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김은철 감독의 대회 참관기입니다. 김은철 감독은 현재 대한축구협회(KFA) 전임 지도자로서' U-19 대표팀 코치직을 수행함과 동시에 U-14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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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스티벌에 나선 U-14 대표팀은 차기 U-16 아시아선수권과 U-17 월드컵에 참가할 주축들이다. AFC에서도 이 연령대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들이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무대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U-14 페스티벌 역시 어린 선수들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미 우리 선수들은 작년에도 U-13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었다. 당시 우리는 8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41득점에 4실점만을 기록했었다. 당시 북한에게 0-2로 지고' 중국과 1-1로 비겼다. 그런데 북한에 연령을 속인 부정선수가 4~5명이 있었고' 그것이 발각되어 그 여파로 올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U-16 아시아선수권 참가 자격도 박탈당했다. 북한은 올해도 참가했는데' 정상 연령대의 선수들이었는지 작년에 비해서 전력이 떨어져 보였다.

불안한 출발

사실 이번 페스티벌에 출전하면서 걱정스러웠다. 팀의 주전급 선수 4명이 부상으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창피 당하지 말고' 한국축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만족하겠다는 마음으로 중국으로 향했다.

그런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8승 1무' 무패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9경기 중에서 초반 절반 정도는 결과는 좋았지만' 경기내용이 썩 좋지 않아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다. 특히 첫 경기였던 일본전은 긴장감도 있고 위축된 상태여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긴장감이 풀리고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경기내용도 좋아졌다.

이번 페스티벌은 독특한 방식으로 펼쳐졌다. 처음 이틀 동안은 30분 경기로 3경기를 소화하는데' 22명의 명단 중 11명이 첫 경기에 뛰면 그 다음 경기에는 뛰지 못하고 나머지 11명이 뛰어야 한다. 대회규정이었는데' 선수들을 골고루 뛰게 해주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첫날이었던 22일에는 일본' 홍콩' 중국과 경기를 펼쳤고' 23일에도 몽골' 북한' 마카오와 연속 경기를 펼쳤다. 그래도 1경기에 30분이라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25일과 26일' 27일에는 대만과 괌' 일본을 상대로 전후반 30분씩 60분 정식 경기를 펼쳤다. 개인적으로는 북한-중국-일본과 60분 경기를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일본전' 전진압박으로 상대

이번 페스티벌에서 일본과는 2차례 경기를 펼쳤다.
사실 일본과의 경기는 자신이 있었다. 작년에도 일본 원정에서 JFA 아카데미를 6-0' 일본 대표팀을 5-0' 1-0으로 꺾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팀 전력이나 선수들의 특성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임했다.

그러나 막상 붙어보니 쉽지 않았다.
1차전은 개막전이었다. 30분 경기였고 0-0으로 비겼다. 새로운 선수들이 급작스럽게 보강되면서 호흡 면에서도 문제가 있었고' 첫 경기라는 부담감도 작용했다. 선수들이 위축되어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고' 기회가 생겨도 살리지 못했다. 경기내용 면에서 일본에 뒤처졌고' 비기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경기였다.

이후 우리와 일본 모두 무실점으로 7연승을 달리면서 똑같이 7승 1무로 페스티벌을 마감했다. 그리고 대회 마지막 날인 27일에 번외경기 형태로 일본과 재대결을 펼쳤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1위였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상 결승전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일본과의 재대결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유니폼에 새겨진 투혼(鬪魂)이라는 글자를 가슴에 새기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기량이나 팀 조직력에서 우리가 분명히 낫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1차전에서의 고전은 정신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분명 이 페스티벌을 통해 승패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발전과 조직력 향상을 꾀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렇다고 일본전에서 져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전술적으로는 일단 전진압박을 굉장히 강조했다. 기술력이 좋고 세밀한 플레이를 펼치는 일본에게는 전진압박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와 일본 모두 4-4-2 시스템이었고' 특히 일본은 수비에서 롱패스가 거의 없고' 수비와 미드필드를 거치는 정석 플레이가 강하기 때문에 앞선에서부터 압박해 끊어서 공격을 해야 한다. 물론 전진압박을 할 경우 수비 뒷공간으로 볼이 연결됐을 때 위험하기도 하지만' 일본의 플레이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막는 것은 이 방법이 최고다.

볼을 빼앗기면 바로 그 자리부터 압박에 들어가고' 공격으로 연결하는 플레이를 주문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날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는데' 경기내용 면에서나 결과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다. 첫 경기와는 다르게 수비 조직력도 좋았고' 미드필드에서의 볼 연결' 공격에서의 마무리가 모두 깔끔하게 이뤄졌다. 우리 골키퍼는 전후반 통틀어 7~10회 정도밖에 볼 터치를 하지 않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나갔고' 성공적이었다.

중국전도 승리로~

역시 첫날 있었던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1-0으로 승리했다. 중국을 보니 선수들을 장신 위주로 체격조건을 많이 보고 뽑은 것 같았다. 그렇지만 신체조건이 크다 보니 플레이가 둔했고' 개인기량 면에서도 우리와 일본에 비해서는 조금 처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인기와 팀 플레이 면에서 모두 중국을 압도하면서 순조롭게 승리할 수 있었다.

일본과 중국 외에는 전력 차가 크게 나서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부정연령파문 때문인지 이번 북한 대표팀은 전력이 다소 떨어졌고' 5-0의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전체적인 수준을 보면 한국과 일본' 중국' 북한이 상위 클래스라고 볼 수 있고' 그 다음이 대만과 홍콩이었다.




AFC U-14 페스티벌에서 우승한 김은철 감독 ⓒ스포탈코리아



U-14 대표팀' 특징 있는 선수들이 많은 좋은 팀

현 U-14 대표팀은 12세 시절부터 봐왔던 선수들인데' 전체적으로 기량이 고르면서도 특징 있고 개성 있는 선수들도 다수 포진되어 있는 좋은 팀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보면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오는 세대가 있는 반면' 다소 약한 세대가 있는데 이번 U-14 대표팀은 전자의 경우다.

먼저 중앙수비의 튼튼함이 큰 장점이다.
현재 정호균(광양제철중' 전남 유스)과 최준기(현대중' 울산 유스)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두 선수 모두 초등학교때부터 센터백을 봐왔으며 수비수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들이다. U-13 대표팀 시절부터 계속 4백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어 서로 잘 알고 있으며' 4백 수비에 대한 이해도 좋고' 위치선정도 훌륭한 재목들이다.

미드필드에도 특징 있는 선수들이 많다.
먼저 권창훈(중동중)은 왼발잡이인데' 전후반 70분 동안 공격수에게 완벽한 기회를 3~4차례는 만들어주는 선수이다. 스루패스도 좋고' 측면에서 찍어주는 패스나 크로스도 매우 정교하다. 중동중에서는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나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보는데' 대표팀에서는 플레이메이커로 포진한다.

무엇보다 왼발잡이라는 특징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왼발잡이 선수들을 좋아한다. 일단 왼쪽 측면은 기본적으로 왼발을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중앙수비조차도 왼쪽에 서는 선수는 왼발이 가능하면 더 좋다. 결국 포지션 상 초하 3~4명의 왼발잡이 선수가 있어야 한다. 보통 왼쪽 측면에서 왼발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경우' 왼발로 바로 올리는 타이밍에서 오른발을 사용하기 위해 한번 접으면서 자연스레 타이밍이 한 박자 늦춰질 수밖에 없다. 올려야 하는 타이밍에 바로 올려줄 수 있어야 득점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를 담당하는 명준재(보인정보중)도 재목이다.
이 선수는 스피드와 돌파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이다. 측면 돌파 후 크로스로 많은 도움을 올리면서 직접 득점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

마지막으로 4-4-2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박정빈(광양제철중' 전남 유스)과 유승민(현대중' 울산 유스)은 매우 가능성이 높은 공격수들이다.

먼저 박정빈은 자기 발 밑으로 볼이 들어오면 도움이든' 슈팅이든 반드시 해결하고 마는 공격 본능을 골잡이다. 1~2명의 선수는 좁은 공간에서도 제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상대 위험지역에서 어느 각도든지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이다.

한편 유승민은 상대 문전에서 위협적으로 빠져들어가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스피드가 워낙 좋아 상대 수비수들이 곤혹스러워 한다. 박정빈의 해결능력과 유승민의 스피디한 움직임 합쳐져 멋진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

이번 페스티벌을 우승함으로써 순조롭게 2008년을 시작했다.
다음 목표는 7월 4일에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U-14 페스티벌이다. 이 페스티벌에는 부상으로 막판에 제외됐던 4명의 선수를 합류시키고' 1살 어린 세대인 95년생들 중에서도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도 몇몇 포함시키려고 한다. 이어서 8월 20일에는 파주 NFC에서 일본과의 한일 유소년교류전도 치른다.

결국 이 연령대는 내년 U-16 아시아선수권과 내후년 U-17 월드컵에 참가할 세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해주고' 개개인의 기량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워낙 특징 있는 선수들이 많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내 역할을 충실히 해 좋은 선수로 성장시키고 싶다.


구술=김은철 U-14 대표팀 감독
정리=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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