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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에 뭐해요 3] 제2의 도약을 노리는 현대중학교

2018-02-16 09:33:00 11,666

현대중은 최근 막을 내린 금석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시즌입니다. 거의 모든 축구팀들이 새 시즌을 대비해 추운 날씨 속에서 훈련에 매진하는 시기죠. 하지만 같은 훈련이라고 하더라도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는 바로 그 이야기에 주목했습니다.

울산현대의 유스 시스템은 2003년부터 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울산현대는 1985년 창단한 현대중학교 축구부를 산하 U-15 팀으로 지정했습니다. 골키퍼 김승규(빗셀고베), 수비수 임종은(울산현대)이 U-15 팀의 1기 멤버였습니다. 과거 울산의 골문을 지켰던 김승규, 올해 합류한 임종은이 유스 팀에서 배출됐으니 선수 육성에 있어서는 나름 성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현대고등학교가 산하 U-18 팀으로 편입되면서 유스 시스템의 틀이 잡혔습니다.

현대중은 현대고와 함께 아마추어 축구의 강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대고가 지난해 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비롯해 5관왕을 한 것과 비교하면 현대중은 내세울만한 우승 타이틀이 없었습니다. 물론 프로 유스 팀의 성과를 성적만으로 재단할 수는 없지만 어떤 감독도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결국 울산현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울산현대 U-12 코치였던 김백관을 신임 감독으로 데려왔습니다. 현대중-현대고를 졸업하고, 울산현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며, 산하 유스팀 지도자 경력(현대고 코치, 울산현대 U-12 코치)이 있는 김백관을 사령탑으로 영입해 유스 팀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고, 제2의 도약을 노린다는 계획입니다.

김백관 감독은 지난해 12월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부임 이후 울산에서 손발을 맞추던 현대중은 일본 클럽 팀과 연습경기를 치렀습니다. 3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김 감독은 현재 팀의 장단점, 선수들의 성향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선수단은 1월 15일 전라북도 정읍으로 겨울 전지훈련을 떠났습니다. 같은 달 29일 군산에서 시작하는 금석배를 앞두고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습니다. 훈련이 효과를 본 것일까요? 현대중은 금석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전북현대 U-15 팀인 동대부속금산중학교와의 결승전에서 0-2로 져 우승은 놓쳤지만 희망을 볼 수 있었던 한판이었습니다.




김백관 현대중 신임 감독은 아이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게 ‘질문을 하라’ 입니다.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 김백관 울산 현대중학교 감독

김 감독은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아이들을 파악하기 위해 개인 면담을 자주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주저하지 말고 질문하라고 했다. 내 생각만이 정답이 아니니 함께 이야기하면서 답을 찾아가자고 했다. 다행히 아이들이 이전보다 질문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겠다는 김 감독의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는 플레잉 스타일에도 변화를 꾀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현역 시절 중앙 수비수 출신이었던 김 감독은 수비 조직력 향상에 공을 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이기는 축구를 하려는 의도만은 아닙니다. 김 감독은 “팀이 안정되려면 수비가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은 자율을 강조하지만 수비는 11명이 함께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새 감독이 부임해 다소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일단 수비를 강화해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인 뒤 창의적인 움직임과 공격 전술을 덧입히겠다는 계산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몇몇 변화가 크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김 감독은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아이들이 급격한 변화에 혼란스러워 하지 않도록 배려할 생각입니다. “항상 질문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아이들이 변화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결국 올해 현대중의 관건은 김백관 감독 체제가 얼마나 연착륙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왼쪽부터) 현대중학교 2학년 수비수 조현준, 골키퍼 박종현, 미드필더 김진엽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새 감독님도 오셨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잘 해봐야죠.” - 현대중학교 2학년 김진엽, 박종현, 조현준

올해 현대중 축구부는 총 38명입니다. 그런데 38명 중에서 올해 3학년이 된 선수가 8명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나머지 30명이 1,2학년인 거죠. 최근 열린 금석배에서도 선발 명단 11명 중 3학년이 6명, 2학년이 5명 정도로 꾸려졌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준우승을 차지했으니 충분히 가능성을 봤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금석배에 출전했던 2학년 선수 3명을 만나봤습니다. 세 선수는 새 감독 밑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개인적으로도 발전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미드필더 김진엽은 “작년에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올해는 새 감독님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이제 2학년이 됐으니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팀 성적에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감독이 바뀌며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습니다. 수비수 조현준은 “예전 감독님도 잘 가르쳐 주셨지만 이번 감독님은 선수들이 알아듣기 편하게, 단순하게 알려주신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엽은 “포메이션이 3-5-2에서 4-4-2로 바뀌었다. 그리고 새 감독님께서 수비 조직력을 강조하신다”고 평가했습니다.

골키퍼 박종현은 “골키퍼 코치님은 그대로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수줍게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는 현대중에 와서 처음으로 경기에 나선 대회라 많이 긴장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2년 동안 열심히 실력을 키워 내년에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전지훈련 중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묻자 세 명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지며 말수가 늘었습니다. 셋의 말에 따르면 이번 정읍 전지훈련 도중 숙소로 사용했던 펜션에 박쥐 두 마리가 날아들어와 난장판이 됐다고 합니다. “도대체 박쥐는 어디서 온 걸까” “진짜 별 일이 다 있었다”며 수근대는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10대 소년들입니다. 동양에서 박쥐는 오복의 상징으로서 경사와 행운의 동물로 대접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올해 현대중 축구부에 행운이 찾아들지 지켜볼 일입니다.

글 = 오명철
사진 = 오명철,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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