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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더 강해지는 박말봉 감독, 올해도 ‘가을 본색’

2015-09-07 15:09:00 1,640

박말봉 창원시청 감독 사진 = 내셔널리그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은 찬바람이 익숙하다.

지난 2011년부터 3년 연속 가을에 축구를 했다. 2013년 가을에는 9경기 연속 무패(6승 3무)로 3위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지난해에도 시즌 최다인 8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어느덧 한여름은 물러나고 가을 문턱에 접어든 요즘 창원시청은 제법 선선해진 소슬바람을 타고 ‘가을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7경기 연속 무패의 거침없는 상승세로 단독 2위를 사수하며 가을에 강한 면모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2013년 이후 2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 복귀는 물론 창단 10년 만에 첫 대권도전에도 욕심을 내볼만한 상황이다.

박말봉(58) 창원시청 감독은 목포시청과의 ‘인천국제공항 2015 내셔널리그’ 19라운드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둔 직후 ‘가을 DNA’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후반기 일정에서는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무더위를 지나 날씨가 선선해질수록 더욱 더 강한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부분이 가을에 강한 요인”이라며 웃었다.

박말봉 감독은 “최명성 플레잉코치를 중심으로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고 자칫 헤이해질 수 있는 분위기에 긴장감을 불어 넣으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사실 창원시청은 올 시즌 개막전 내셔널리그 10개 구단 지도자, 해설위원 등을 포함한 25명의 관계자들이 예상한 4강 후보에도 끼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오히려 이런 예상을 뒤집고 정규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말봉 감독은 “우리 팀에서 오랜 세월 뛰었던 선수들이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 이를 극복해내려는 의지가 강했다. 매 경기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말봉 감독은 이 절실함을 이른바 ‘헝그리(Hungry) 정신’으로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4강에 탈락했지만 후반기 8연승을 달렸다. 올해도 선수들이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 돼 있다. 다른 기업구단에 비해 처우도 열악하고 선수층도 얇지만 4강에 도전하는 의지만큼은 대단하다. 헝그리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도 난관을 잘 극복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팀이 7연속 무패행진을 세우는 데는 이적생 전보훈의 역할이 지대했다. 후반기 경주한국수력원자력에서 창원시청으로 팀을 옮긴 전보훈은 7경기 4골로 맹활약 중이다. 박말봉 감독에게는 그야말로 ‘넝쿨째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나 다름없다. 박 감독은 “요즘 (전)보훈이 소문을 들었는지 상대팀 견제가 너무 심해졌다. 그래서 직접 보훈이에게 더 많은 활동량을 주문했다. 경주에서 데려온 후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도했던 감독들을 직접 만나보면서 성장 과정을 들었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인 만큼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청은 정규리그 8경기를 남겨둔 현재 승점 33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6위 용인시청과는 9점차. 현실적으로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박말봉 감독은 끝까지 방심을 경계했다.

그는 “30년 이상 축구판에 있었고 11년째 창원시청 감독을 맡고 있지만 솔직히 아직까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속단하기 이르자. 선수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이제는 승점 1점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왔다”고 설명했다.

박말봉 감독은 4강 싸움을 총성 없는 전쟁에 빗댔다. “지금부터 전쟁은 시작됐다”고 말문을 연 박 감독은 “감독 스스로 자만해버리면 큰일이 벌어진다. 감독인 내 객관적인 생각에서는 6부 능선쯤 왔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 이 팀 감독을 맡고 제일 어려운 한 해, 매일매일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팀의 ‘헝그리정신’은 연고지인 창원시의 관심을 돌려세우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최근 박말봉호의 상승세를 직접 보고받으면서 앞으로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박말봉 감독은 “우리 안상수 시장님께서 팀을 잘 챙겨주시고 계신다. 매일 팀 단장님이 시장님께 상황보고를 드리고 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는 말처럼 이젠 다시 강팀의 면모를 되찾을 일만 남았다. 선수단의 숙소 문제도 안 시장님께서 직접 챙겨주고 계신다. 조만간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만면의 미소를 머금었다.

경기장 안팎의 뜨거운 관심 속에 올해에도 어김없이 ‘가을 본색’을 드러내며 2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 컴백을 준비하는 박말봉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굉장히 잘 해주고 있어 고맙다. 나는 복이 많은 지도자”라며 “선수들의 정신력과 눈빛이 살아있다. 올 가을에는 내가 그걸 믿고 달려가는 거다. 꼭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 내셔널리그 장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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