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TV여자U-20

신입생 박예은' 잔잔한 호수에 도전장 던진 악바리

2014-02-11 00:00:00 3,600

미소가 어울리는 여고생이지만 그녀의 별명은 탱크다 ⓒ손춘근



‘아시아 챔피언’ U-20 여자대표팀이 업그레이드를 선언했다. 오는 8월 개막하는 ‘2014 FIFA U-20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새로운 선수의 발굴보다는 기존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때문에 보통 2월에 개최되는 목포 전지훈련에는 새로운 얼굴이 합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10일 소집된 U-20 여자대표팀은 지난해 ‘AFC U-19 여자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사이에서 쭈뼛거리는 선수는 여고생 박예은(18)이 유일했다.

박예은은 동산정보고를 이끄는 주축 미드필더로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열린 상비군 훈련에서 부각을 나타낸 신예로 정성천 감독은 “상당히 열심히 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팀이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좋다. 심폐지구력도 상당하다”라며 선발 이유를 밝혔다.

박예은은 첫 날 열린 기초 체력 테스트(요요 테스트)에서 43회를 왕복하며 첫 훈련을 무난히 소화했다. 훈련을 마치고 마주한 박예은은 고운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실 그녀의 별명은 ‘탱크’라고 한다.

“전에 중계 경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중계하시는 분들이 ‘탱크’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저돌적이고 투박한 면이 있어요.(웃음)”

첫 훈련을 마친 그녀는 “언니들이 훨씬 더 잘하니까 약간 긴장도 됐어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또한 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쉬워요. 힘들어도 한번 더 뛸 걸 하는 후회가 들어요. 그런데 호흡이 안 터져서 콱 막혀버린 거에요. 뛰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 없죠.”

“전에도 요요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65개를 했거든요. 여름이기는 했지만 당연히 1등이었죠. 평소 같으면 제가 1등을 하는건데…(웃음)”

이날 요요 테스트에서 끝까지 남은 선수는 남궁예지(현대공고)로 그녀는 51회를 왕복했다. 박예은이 기록했던 65회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지만 동계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선수들에게는 힘든 숫자였다. 박예은 역시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속이 좀 안 좋아요. 며칠 전에 몸살에 걸려서 컨디션이 떨어졌었거든요. 여기에 오려고 준비를 너무 많이 해서 몸살이 난 것 같아요. 몸 좀 만들고 들어오려고 팀에서 운동을 열심히 했거든요.”




올해의 목표는 꼭 캐나다 U-20 여자월드컵에 출전하는 거에요 ⓒ손춘근



탱크 같은 플레이를 자랑하는 박예은의 경쟁자는 이소담(울산과학대)이다. 이소담은 2010년 세계를 제패한 U-17 여자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현 U-20 여자대표팀 중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세계 무대 경험이 전무한 박예은으로서는 버거운 경쟁자지만 잃을 것이 없는 박예은은 겁도 없다.

“제가 힘도 세고' 승부욕이 강해서 안 지려고 하는 게 있어요. 투박한 면은 있는데' 그래도 소담 언니랑 경쟁을 해야죠. 저는 몸 싸움을 잘하는 편인데' 소담 언니랑 해봤는데 잘하시더라고요.”

1남 2녀의 막내딸인 박예은은 활달한 성격이 장점이다. 때문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U-20 여자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적응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그녀는 막내다운 당돌함으로 U-20 여자대표팀의 본격적인 훈련을 고대하고 있다.

“잘하는 언니들이 되게 많잖아요. 경기 운영도 노련미가 있고' 템포도 빠를 것 같은데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요. 빨리 볼을 차고 싶어요.”

이미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U-20 여자대표팀의 최대의 적은 자만과 무료함이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말처럼 같은 멤버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다 보면 익숙함에 속아 기량이 정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신예 박예은의 합류는 기존 선수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다. 과연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은 호수 전체에 파도를 일으킬 수 있을까?

“올해 목표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U-20 여자월드컵에 나가는 거에요. 지금은 그냥 테스트일 뿐이니까 아직 시작도 안 한 거죠. 매 훈련마다 이를 악 물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거에요.”


글=손춘근

  • 페이스북
  • 트위터
  • URL 카피

U-20 여자대표팀' 목포에서 올해 첫 소집.. 본격 월드컵 준비

U-20 여자대표 2차 소집.. 2010년 영광 재현 위한 담금질

목록
이전게시글 다음게시글

여자U-20

여자 U-20 대표팀, 월드컵 대비 첫 국내 소집훈련 실시

여자U-20

여자 U-20 대표팀, 호주에 0-1로 져 4위

여자U-20

여자 U-20 대표팀, 북한에 0-3 패... 16일 3/4위전

여자U-20

박윤정 감독 “월드컵에서 유럽과 경기 기대돼”

여자U-20

'우즈벡 상대 13골' 여자 U-20 대표팀, 월드컵 진출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