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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축구의 ‘거목’ 故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을 기리며

2013-04-03 00:00:00 3,187

경기 시작 전 故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을 추모하고 있는 마산공고-창녕고 선수단과 심판진 ⓒ김윤정



3월 30일' 함안스포츠파크에서 열린 경남권 고등리그 경기에 앞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지난 25일 암으로 인하여 별세한 경남 축구의 ‘거목(巨木)’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을 추모하는 행사였다. 선수들을 비롯하여 모든 관계자들은 묵념을 하며 애도를 표했고 근조 리본을 달고서 경기에 임했다.

향년 58세로 세상을 떠난 전 회장의 일생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지역 축구에 남긴 족적은 오랫동안 회자될 만큼 굵고 선명한 것이었다. 전 회장의 업적으로는 무학기 중고대회 창설' 경남도민프로축구단 창단' 창원축구센터 유치 등이 대표적이다.

무학기 대회는 격년제로 경상남도에서 중등부와 고등부 대회가 번갈아 개최된다. 지방에서 개최되는 몇 안 되는 전국규모의 대회로서 매년 많은 팀들이 참가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또한 경남FC의 창단을 위해서 사재를 털어가면서까지 적극적으로 뛰었던 전 회장이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경남 지역의 염원이었던 프로축구단이 만들어졌고' 전 회장은 단장과 대표이사로서 경남FC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창원축구센터는 영남권 내 쟁쟁한 광역시들을 제치고 유치한 쾌거였다. 지역의 기후적 특성과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건립한 창원축구센터는 오늘날 많은 국내외 팀들이 선호하는 전지훈련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남축구협회 전형두 회장 ⓒ경남축구협회



이 외에도 여민지' 이정은 선수를 배출한 함안대산고 축구부 창단' FIFA U-17 월드컵대회 유치 등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경남 축구인들이 전 회장을 ‘거목’이라 불렀던 이유는 그가 이뤄낸 업적에만 있지 않다. 지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집념과 축구 자체에 대한 강렬한 애착. 전 회장이 또 다른 별명인 ‘축구 바보’라 불린 까닭이다.

특히 전 회장은 청소년 축구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 자신도 고등학교까지 축구선수로 뛰었으나 큰 빛을 발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을 알게 모르게 돕기도 하고 지역 내 축구부 창단을 독려했다.

전 회장은 경남권 초중고리그 경기에도 자주 자리했었다. 가끔 만나게 될 때면 자주 취재를 오지 않는다며 경상도 특유의 거친 어투로 짓궂은 농담을 던져 취재기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끝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꼭 경남권 경기를 많이 취재해달라며 신신당부했었다. 그래서인지 경남권 경기를 취재할 때면 항상 떠오르는 얼굴이다. 어디 혼자만의 생각이겠는가. 많은 축구인들이 그리워할 얼굴'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 그는 경남의 축구 속에서 계속 살아 숨 쉴 것이다.


글=윤거일 (KFA리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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