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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국 감독' 과거-현재-미래를 이야기하다

2013-02-03 00:00:00 6,483

호원대 최상국 감독 ⓒ안기희



1980년대 수퍼리그를 주름잡던 최상국(52' 호원대 감독)을 기억하는가?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였던 그는' 현재 공부하는 축구 감독이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꾸준히 대학 감독 생활을 해왔지만 단 한 순간도 배움의 끈을 놓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올 2월' 원광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사실 최상국 감독은 감독보다도 교수의 꿈이 더 강하다. 스스로도 자신은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걸 강조한다. 물론' 교수로서 추구하는 뚜렷한 목표도 있다. ‘박사 감독’으로서 올해 U리그를 준비 중인 최상국 감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어봤다.

▲ 과거 – 수퍼리그' 그리고 80년대 최고의 ‘포철맨’

최상국 감독은 9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충북 옥천 죽향초를 거쳐 청주에 위치한 대성중-대성고(전 청주상고)를 나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고등학교 때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청주대 시절은 위기였다. 고등학교 당시 성적을 못 낸 탓에 서울로 진출을 못했기 때문이다. 패기 넘치는 어린 선수에게는 좌절이었다. “저를 포함해 다들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가고 싶어하는 꿈이 있었죠. 그런데 그걸 못해서 청주대로 갔어요. 그 때는 학교가 열악해서 시련이 있었어요. 운동을 포기하려 했던 적도 있었죠.”

방황하던 최상국 감독. 하지만 길은 있었다. 당시 그의 대학 은사였던 조성달 교수였다. 조 교수는 그에게 포항제철(이하 포철) 입단 테스트를 권유했다. 포철 입단은 그의 축구 인생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이 때가 1983년이었다.

“테스트를 받고 팀에 합류하면서부터 제 인생이 달라졌어요. 그 당시에는 정말 ‘죽기 살기’였죠. 포철은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남보다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1987년 럭키금성과 경기를 펼치는 최상국(오른쪽 2번째) ⓒ월간축구



때마침 1983년에 수퍼리그가 탄생했다. 최상국 감독은 수퍼리그에 데뷔한 그 해 김용세(유공)와 함께 16경기 4도움으로 도움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시작부터 성적이 좋아 자신감도 충만했다. “베짱이 너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기록도 남겨볼 수 있었고요. 선배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역사에 남을만한 순간도 많이 만들었다. 1985년에는 한 해를 장식한 골 중 가장 멋진 골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의정부에서 열렸던 럭키금성과의 경기. 호샤가 띄워준 볼을 골 에어리어에서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이었는데 이 볼이 휘어들어갔다. “그렇게 들어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너무 멋지게 들어갔죠. 짜릿했습니다.”

1997년은 선수 시절 최고의 해였다. 득점왕-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했던 때였다. 1985년 피아퐁이 이미 이런 기록을 세운바 있지만 국내 선수로서는 최상국 감독이 처음이었다.

다만 태극마크를 달고 난 후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예선까지만 뽑히고 막상 멕시코행에는 실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한국이 2무 1패를 기록하며 조 예선 통과를 하지 못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도 쉽지 않았다. 월드컵 예선에는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결국 본선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다.

최상국 감독은 159경기 32골 22도움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1991년에 은퇴했다. 그의 나이 30세' 비교적 이른 은퇴인 셈이다. 게다가 그는 데뷔부터 은퇴까지 포철에서만 뛴 ‘원클럽맨’이 됐다. “저는 포철맨이죠. 누구보다 강한 자부심이 있어요.”




최상국 감독은 올해 호원대의 진화를 꿈꾼다 ⓒ안기희



▲ 현재 – 감독으로서 팀의 진화를 바라보다

최상국 감독은 현역 은퇴 이후 곧바로 모교인 청주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2003년까지 11년 간 청주대 감독으로 재직했던 그는 2004년부터 호원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도전에 나서는 중이다.

올해는 호원대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U리그 호남 1권역에서 7승 2무 7패로 6위를 기록했던 호원대는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성적을 목표로 제주에서 약 한 달 간의 담금질을 마쳤다. 무엇보다 팀의 미래가 될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에 최 감독은 연습경기에 1' 2학년 위주로 투입해 감각을 다지게 하고 있다.

“지난해는 선수층이 얇았다기 보다는 환자가 많아서 힘든 시즌을 보냈던 것 같아요. 올해는 지난 2년 동안 못나간 챔피언십을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또 전국체전도 가야죠.”

▲ 미래 – 교수의 꿈에 다가서다

최상국 감독이 꿈꾸는 미래는 바로 교수의 길이다. 사실 감독보다도 그는 교수의 길이 간절하다. 축구 감독으로서 바쁜 와중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건 바로 교수를 향한 간절한 열망 때문이었다. 때마침 호원대는 올해부터 축구학과를 야간으로 신설했다. 최 감독에게 있어 기회인 셈이다.

“지도자로서는 이 아이들이 조금 더 축구를 잘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을 좋은 팀으로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참 힘들어요.”

“사실 지도자의 꿈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후배들을 가르치다 보니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싶은 거죠. 저는 교수의 꿈이 더 강했어요. 축구학과를 개설한 동기도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서만 성공하지 말고 다른 분야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글=안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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