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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프로 풋살팀’ 샌드박스, 풋살이 스포츠로 인식되기까지
2026-01-05 14:21:03 961
샌드박스 풋살 크루원들의 단체 사진.
풋살이라는 종목은 취미일까. 혹은 스포츠일까. 세미프로 풋살팀인 샌드박스는 풋살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될 수 있도록 그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샌드박스 풋살(이하 샌드박스)은 2022년 6월 창단한 풋살 세미프로 팀이다. 100여명으로 구성된 크루원들 중 정기적으로 인원을 모집해 매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창단 초기에는 국내 공식 풋살리그인 FK리그 참여를 희망했으나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이슈로 인해 미디어 콘텐츠를 창작하는 세미프로 팀으로 형태를 바꿨다.
그런데 그 규모를 보자니 상상 이상이다. 실제로 샌드박스는 5.1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할 만큼 풋살 미디어계의 최강자라고 불린다. 지금까지 업로드 된 영상만 3,700개가 넘는다. 풋살 하이라이트 외에 풋살 기술, 구독자와의 친선 경기 등 주제도 다양하다. 또 유수의 K리그 선수들이 종종 게스트로 출연함으로써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성적도 웬만한 FK리그 팀 부럽지 않다. 샌드박스는 2023년에 열린 ‘레드불 월드 파이널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같은 해 ‘레드불 4x4 미니축구’에서는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러한 행보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FK리그 팀인 ZD스포츠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크루원으로는 지난해 K3리그 MVP에 등극한 이재건(포천시민), 2024 AFC 풋살 아시안컵 대표였던 풋살 선수 출신 문희재, 과거 J리그와 K4리그 등에서 뛰었던 민경준, 현직 스포츠 모델이자 여자 연령별 대표 출신 공다연 등이 있다.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이들이 모여 풋살을 즐김과 동시에 대형 채널 운영을 병행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풋살이 대중들에게 더 깊숙이 다가갈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함이다. 크루원들은 “풋살도 이제 그저 취미가 아닌,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샌드박스는 3년 전 레드불 주최로 열린 국제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다음은 샌드박스 크루원 서경민, 민경준, 문희재와의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해요.
경민 PD님과 함께 샌드박스 풋살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 서경민입니다. 풋살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풋살 채널을 키우며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고 있어요. 본업으로는 레슨도 하고, 영상 제작도 하고, 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희재 풋살 국가대표였던 문희재입니다. 지금은 샌드박스와 센터를 병행하며 풋살을 차고 있습니다. 레슨도 하고 있고요.
경준 한국, 일본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현재는 은퇴한 뒤 모델 일을 하는 동시에 샌드박스 풋살 크루원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 샌드박스 멤버를 스카우트하는 기준이 있나요?
경민 꼭 가장 잘하는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건 아니에요. 인성을 비롯해 플레이 매너나 스타일을 많이 참고하죠. 그리고 미디어 채널이다 보니 브랜딩하기에 적합한 요소가 있는 사람에게 주목이 가는 것도 맞습니다.
-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합류 제의에 응한 이유는?
희재 훈련 강도 자체가 정말 높아서 운동이 잘 됩니다. 취미로 즐기는 풋살과는 비교가 안 되죠. 미디어 노출을 통해 내 자신을 브랜딩하며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인 것 같아요.
- 풋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경준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 많아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골을 몇 번이고 넣을 수 있거든요.
경민 축구는 소요 시간이 정말 길잖아요? 그 와중에 득점이 나오지 않는 날도 있죠. 반면 풋살은 그럴 일이 없거든요. 짧은 시간동안 수차례의 역습 상황을 볼 수 있어서 그 점이 매력이에요.

국제대회 참가 당시 샌드박스와 브라질 팀의 단체 기념 사진.
- 해외 대표팀 선수들과 풋살을 경험했을 땐 어땠어요?
희재 수준이 상당히 다르죠. 예선에서는 쉽게 올라가는 편인데, 본선 진출하면 수비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나라 엘리트 축구만큼 어린 시기부터 풋살 선수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린나이부터 전문 풋살 선수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진 않잖아요? 확실히 체급 차이를 느끼게 하죠.
- 레드불에서 주최한 국제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잖아요. 대회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경민 먼저 실시되는 국내 대회의 성적을 통해 국제 대회 참여권이 나오는 방식이었어요. 20여 팀이 참가했고, 국내 대회에는 아마추어 팀들 말고도 FK리그 팀들까지 모였죠. 그 사이에서 샌드박스가 국내 대회 우승을 거머쥐면서 국제 대회 진출권을 얻었습니다. 국제 대회에 나가서는 첫 날이 리그전, 그 후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된 방식이었어요.
- 국제 대회는 실제로 어땠어요?
경준 상상 이상으로 거칠었어요. 그게 국제 대회에서 느낀 첫인상이었습니다. 특히 영국 선수들이 거칠었던 것 같네요. 한국은 탐색전을 가져가는 느낌이라면 다른 나라 친구들은 시작과 동시에 공격을 진행하더라고요. 밀릴 뻔 했는데 (이)재건 형이 흐름을 가져와준 덕에 금방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대회 첫 날에는 꼴찌로 시작했어요.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죠.
- 대회 첫 날 꼴찌로 시작했음에도 준우승까지 차지한 비결은?
경민 미팅을 엄청 많이 했죠. 첫 날 리그전 동안은 지더라도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되 비기는 전략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템포가 빠른 이재건을 앞세워서 1:1을 풀어나갔죠.
경준 준우승 하자마자 선수들끼리 “경민이 형이 다 맞았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경민이 형은 선수별로 납득 가능한 정보와 피드백을 가지고 와서 단점을 알려줘요. 아무리 줏대가 강한 선수여도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팀플레이가 강화되면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어요.
- 풋살 국가대표 출신인 문희재 씨에게 궁금한 점입니다. 선수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때요?
희재 보통 축구선수를 준비했던 사람들이 넘어오는 경우가 많죠. 풋살은 엄연히 다른 종목이지만 축구 경기를 접해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같은 공으로 경기해온 덕에 조금만 연습해도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샌드박스 크루원들.
- 다른 나라 풋살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차이도 있을까요?
희재 다른 나라의 풋살은 프로팀들을 보유하고 있어요. 따라서 풋살팀이 곧 돈을 받는 직장인 거죠. 하지만 우리나라 FK리그에서는 수당을 지급하는 팀이 한 팀 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들 본업이 있고, 본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하니 전문 선수만큼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것 같아요.
- 풋살이 대중들에게 더 친숙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경민 풋살 미디어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숏폼 시대’에 맞는 영상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중들이 흔하게 즐기는 취미인 만큼 풋살 대표팀이나 선수들의 다양한 릴스는 풋살이 ‘스포츠’로 인식될 수 있게끔 도움을 줄 것 같아요.
다연 어릴 때 태권도, 줄넘기 학원은 활성화돼 있잖아요? 풋살도 그런 방식으로 자리를 잡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모두가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환경이 구비돼야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으니까요.
- 풋살에서 중요한 건 개인 기량이다 VS 팀워크다.
희재 선수 출신 입장에서 저는 개인 기량을 고르겠습니다. 필드 플레이는 팀워크가 중요하지만 득점은 항상 개인플레이 상황에서 나오거든요.
경민 축구는 개개인의 기량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진 않죠. 그런데 풋살은 필드가 4명이잖아요? 자연스럽게 개인 기량이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연 저는 팀워크를 꼽고 싶네요. 개인 기량으로 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거든요. 개인 기량으로 어느 정도 승부가 갈릴 수 있지만 상위권 수준에서 경기를 할 때는 팀플레이가 승부의 향방을 결정한다고 생각해요.
-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풋살은 어떤 의미일까요?
희재 ‘스트레스 해소’라고 하겠습니다. 풋살 선수일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꾸중도 듣고, 연봉도 신경 써야 하니까요. 그래도 지금은 재밌게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친구가 됐네요.
경준 저에게는 ‘공부’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풋살로 아이들도 가르치고 있으니까요. 새로운 도전인데, 하면 할수록 스스로도 배우는 게 많아요. 또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지도 연구하게 되고요.
경민 ‘도파민’이라고 하겠습니다. 할수록 재미있거든요. 러닝도 좋아하는데, 저한테는 확실히 풋살이 더 재미있어요. 짧은 시간 동안 운동이 더 많이 되기도 하고요.
한편, AFC 풋살 아시안컵이 1월 27일부터 2월 7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다. 16개국이 출전하는 가운데 4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를 기록한 총 8팀이 토너먼트에 오르는 방식이다. A조에 편성된 한국은 1월 27일 인도네시아, 29일 이라크, 31일 키르기스스탄을 각각 상대한다.
인천 = 손하현 KFA 인턴기자
사진 = 샌드박스 풋살팀 제공 (@sandbox_fut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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