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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지도자를 위한 소통 방법론

2025-01-17 08:17:52 1,452

 

 

축구 팀의 성공을 이끄는 지도자에게는 특별한 소통 능력이 있다. 지도자의 소통 능력은 팀과 선수의 성장, 전략 실행, 동기 부여 등 거의 모든 운영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루빈의 꽃병(컵)’이라는 그림이 있다. 착시 현상을 설명할 때 흔히 쓰이는 그림이다. 흰색을 주목하면 꽃병(컵)이 먼저 보이고, 검은색을 주목하면 마주 보는 두 얼굴로도 보인다.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으로 인식하게 된다. 축구팀에서의 소통은 이처럼 각기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 다른 인식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유능한 지도자는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으로 팀의 성공을 이끈다. 


 

메시지는 명확하고 간결하게

지도자가 주문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간결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움직임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지도자가 공유한 정보는 선수들간 소통에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압박을 시도할 때 ‘푸싱온(Pushing On)’이라는 용어를 공유하면 압박의 목적성이 훨씬 뚜렷하게 전달된다. 푸싱온은 상대의 패스를 우리팀이 예측해 사람과 공간을 압박하는 움직임이다. 경기 중 상대의 패스를 예측한 선수가 옆에 있는 동료에게 “푸싱온”이라고 주문하여 함께 압박을 시도할 수 있다. 용어만 명확하게 알고 있어도 경기장에서 한결 매끄러운 소통이 이뤄진다. 

 

전술을 설명할 때도 명확하고 간결해야 한다. 이해하는 만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전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흔히 시각적 보조 도구를 활용한다(그림 1 참조). 팀 미팅에서 그림이나 비디오 영상으로 보여주면 선수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전술적인 주문을 ‘개별화’할 필요도 있다. 선수 개개인에게 역할을 주고,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식이다.

 

이론적인 전술 공유가 이뤄졌다면 시뮬레이션이나 훈련 등으로 적용해보는 단계로 가야 한다. 특정 상황에 대한 반복 훈련 등이다. 이를 다시 실제 경기 상황으로 대입해 보아야 한다. 연습경기나 스몰 사이드 게임을 통해 실제 경기에서 구현 가능한 움직임인지 확인해 보자. 

 

전술은 시대마다 흐름을 탄다. 지도자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전술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대축구에서는 ‘폴스 나인’, ‘라볼피아나’, ‘인버티드 풀백’ 등 포지션 재해석을 바탕으로 숫자 싸움을 벌이는 전술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전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했다면 대화와 질문을 통해 다시 한 번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경기 후에는 분석을 통해 선수들이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해 보자. 상황에 따라 전술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선수들과 소통에는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 


 

효과적인 피드백, 성장 지향 메시지로

적절한 피드백은 팀과 개인의 성장을 돕는다. 효과적인 피드백 제공을 고민하는 지도자라면 다음의 원칙을 염두에 두면 좋다. 우선 비언어적 소통을 활용하는 법이다. 감정이나 태도를 전달할 때 종종 비언어적 메시지가 훨씬 강한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 미국 심리학자 알버트 메라비안이 발표한 이론에 따르면(메라비안의 법칙)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언어(단어, 말의 내용)보다 시각(표정, 태도, 몸짓)과 청각(목소리, 어휘)의 영향이 훨씬 크다. 각각의 비율이 7%(언어), 55%(시각), 38%(청각)이다. 

 

지도자 중에 풍부한 표정으로 유명한 조제 모리뉴를 떠올려 보라. 벤치에서 눈썹을 까딱하거나 윙크를 하는 것으로 상대를 도발하기도, 취재진과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나 화났어”라는 말보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나 매서운 눈초리, 가라앉은 목소리 등이 훨씬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경기 중 패스미스를 한 선수에게 엄지를 척 들어올린다면, 선수는 실수를 인지하면서도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신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둘째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잘한 점을 강조하여 자신감을 부여하면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때 선수별로 맞춤형 피드백으로 개별적인 성장을 도모해주면 좋다. 선수마다 강점과 약점이 다르고, 외향적인 선수와 내성적인 선수 등으로 성격도 다르기 때문이다. 

 

피드백 역시 구체적이고 명확한 메시지로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횡패스를 주로 하는 미드필더라면 ‘킬패스’나 ‘1초 더 빠르게 서포트’ 등 구체적인 메시지로 개선 방향을 전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떤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성장 지향적인 피드백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FIFA(국제축구연맹)에서 공유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소개한다(그림 2 참조). 피드포워드 개념이 인상적이다. 피드백(feedback)과 차이점을 비교해 보고 현장과 상황에 맞게,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강조해 적용해보면 좋겠다. 

 

피드백을 제공할 때 직설적인 내용이 부담스럽다면 ‘샌드위치 화법’을 활용해 보자. 빵과 빵 사이에 핵심 재료(토핑)를 넣는 샌드위치처럼, 칭찬과 격려 사이에 충고 메시지를 넣는 화법이다. “좋아, 진짜 잘했어”(칭찬)로 시작해 “그런데 조금 전 상황 기억나니?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나 “조금 더 자신있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등 충고를 전하고 “그러면 네가 우리 팀 최고 미드필더가 될 거야”(격려)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큰 따옴표 안의 내용은 팀과 선수의 상황에 맞게 더 구체적으로 바꿔서 적용할 수 있다.

 

피드백을 제공할 때 선수들의 비언어적 신호(표정, 태도)를 해석하고 소통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무표정’인 선수에게는 상대의 기분을 물어보는 것으로 관심을 표현해 보자. ‘슬픈 표정’인 선수에게는 특별한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 선수가 스스로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는 방법도 있다. ‘화난 표정’인 선수에게는 이해와 공감이 먼저다. 안정감을 유지하는 태도로 선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웃는 표정’인 선수와는 긍정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다. 


구체적인 목표 설정으로 팀원들의 참여와 헌신을 끌어낼 수 있다 
 

구체적인 목표 설정으로 팀원 참여 유도

이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단계다. 목표에 이르기까지 팀의 소통과 화합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적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훈련 및 전략 브리핑

첫걸음은 훈련 브리핑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훈련하고 조직화하는 과정을 공유하는 단계다.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로 구분하면 좋다. 장기 목표는 시즌 내 팀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다.

 

리그 상위권 진입 혹은 특정 대회 입상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일정은 큰 덩어리로 구분한다. 시즌/비시즌, 학기/방학, 전반기/후반기 등이다. 단기 목표는 월간 또는 주간 단위로 선수들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술 개발, 체력 향상 등을 주 내용으로 다룰 수 있다.

 

경기 국면에 따른 훈련 계획도 수립해 보자. 경기 국면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공격, 수비, 공격 전환, 수비 전환, 세트피스다. 국면마다 주안점을 둔 주제, 중점사항, 기술 훈련, 전술 훈련 등을 세부적으로 계획하고 훈련을 실행하면 된다. 

 

장/단기 구분에 따른 세부 계획을 주간 또는 월간 단위 미팅을 통해 선수들과 공유하자. 영상 미팅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존중하면서 필요에 따라 수정한다면 팀내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 

 

훈련에 관한 브리핑만큼 전략 브리핑도 중요하다. 상대 분석과 대응책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상대팀 핵심 선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주요 공격수가 누구인지, 수비라인에서 취약한 선수는 누구인지 등을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으로 팀 차원의 분석이 이어져야 한다. 상대팀의 전술적 특징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면서 공격 전략, 수비 전략, 세트피스 등을 분석해 비책을 세워야 한다. 상대팀을 분석할 때 다음 8가지 요소를 점검하자. 기본 포메이션, 공격 포메이션 변화와 수비 포메이션 변화, 플레이 스타일, 공격 형태, 수비 형태, 공격 전환 형태, 수비 전환 형태, 세트피스다.

 

2) 전술 및 전략 공유

상대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면 우리 팀의 전술과 전략에 선수들을 동참시켜야 한다. 경기에서 효과적인 플레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인지하는 단계다. 

 

•기본 전술: 팀의 기본 전술과 플레이 스타일을 강조한다. 포메이션 등 기본 전략에 따른 플레이 형태를 선수들에게 상기시킨다.

 

•특별 전략: 특정 상황에 대한 전술을 설명한다. 지난주 상대했던 팀이 이번주 경기에서 극단적 수비 전술을 가져온다면, 그에 맞는 대응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변경 가능한 전략: 경기 중 전략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선수들에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우리 팀 선수가 퇴장 당한 경우, 반대로 상대가 퇴장한 경우 각각 대처가 달라질 수 있다. 숫자 싸움에서 공격적으로 나갈 것인지 끌어내릴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사전에 공유하면 좋다. 

 

3) 목표 설정: 팀원들의 참여 유도

팀 목표를 설정할 때는 팀원들에게 기대치를 물어보자. 그에 기반한 목표를 설정해야 팀원들의 참여와 헌신을 기대할 수 있다. 목표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더 많이 득점하기’는 모호하지만 ‘매 경기 평균 득점을 1씩 늘리기’라고 하면 한 골을 넣던 팀의 경우 두 골을 목표로 뛸 수 있는 힘을 낸다. 또, 측정 가능한 목표여야 한다. 숫자로 확인할 수 없는 목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목표 달성까지 걸리는 시한을 두는 것도 좋다. ‘다음 시즌까지’ 혹은 ‘1, 2개월 이내’ 등 시한을 설정하면 실행력이 보다 강해진다. 

 

이 과정에서 정기적인 평가와 수정도 이어져야 한다. 회의나 토론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팀의 진전 상황을 모니터링하자. 팀 혹은 선수단 상황에 변화가 있다면, 목표를 수정할 필요도 있다. 모든 팀원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굉장히 이상적이다.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의견을 주어 고맙다’거나 ‘잘했다’ 같은 마음을 표현하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존중의 예를 배울 수 있다. 

 

4) 문제 해결 접근법

팀의 문제 해결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때 개인적인 문제인지, 그룹 혹은 팀 전체 문제인지를 먼저 파악하자. 또 경기 국면(공격, 수비, 전환, 세트피스) 문제인지, 지역(공격, 미들, 수비)적인 문제인지를 점검하면 구체적인 접근법을 찾을 수 있다. 

 

감정적인 문제도 지도자가 관리해야 하는 영역이다. 스트레스 관리, 피드백 제공, 개별 코칭 등으로 심리적 지지나 자기 효능감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피드백을 제공할 때는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는 건설적 비판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칭찬은 공개적으로, 비판은 개인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감정 관리에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팀을 성공으로 이끄는 효과적인 소통 전략을 살폈다. 소통은 결국 사람들이 서로 생각이나 감정을 교환하는 총체적 행위다. 축구에서 소통도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 적용할 때 ‘1, 2, 3 법칙’을 기억하자. 한 번 말하고 두 번 들어주고 세 번 호응하는 것으로 선수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렇게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지도자의 진심이 전달될 것이다. 

 

* 2023 KFA 온라인 보수교육 내용을 지면에서 볼 수 있도록 재구성한 글입니다. 전체 내용은 유튜브 KFA_ACADEMY 채널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월호 ‘ACADEMY’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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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김덕현(KFA 강사)

정리=배진경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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