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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소통법
2024-07-21 07:30:58 921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진정성과 교감이다. 축구 세계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축구 지도자가 알아야 할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소개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각과 느낌 같은 정보를 주고받는 일을 총칭한다.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은 말과 글, 소리, 표정, 몸짓 등으로 다양하다. 축구 교육 현장에 대입하면 지도자와 선수, 선수와 선수, 지도자와 스태프 혹은 선수와 스태프 사이에서 주고받는 모든 정보라고 볼 수 있다.
정보를 공유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지도자라면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내 훌륭한 선수로 만드는 것이다. 선수라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다. 지도자나 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 ‘훌륭한 선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선수의 성공은 곧 팀의 성공과 이어지고, 팀의 성공을 통해 지도자는 성취감을 이룰 수 있다. 본질적으로 구성원 모두 동일한 목적을 갖고 커뮤니케이션을 나눈다. 그런데 같은 팀에서 ‘불통’을 겪는 경우는 흔하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아 고민하는 지도자들이 많다. 왜일까? 지도자와 선수의 처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감독과 선수, 선수와 선수 사이 커뮤니케이션은 공동의 성공을 목표로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선수 이해하기’부터
지도자는 지도자의 잣대로 선수를 평가한다. 축구에 매몰되어 선수를 평가하기 쉽다. 경기 중의 잘잘못이나 기록으로만 접근한다. 선수의 생각이나 걱정, 꿈 혹은 욕망에 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지도자가 몇이나 될까? 커뮤니케이션이 올바로 작동하려면 선수를 이해해야 한다. 선수를 잘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심리학에서 코칭 패러다임을 논할 때 근거로 삼는 자기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이 있다. 이를 간략하게 적용하면, 모든 선수는 세 가지 핵심 욕구를 갖고 있다. 유능성과 자율성, 그리고 관계성이다. 유능성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은 욕구를 의미한다. 자율성은 스스로 인생의 주체가 되어 결정권을 행사하고 싶은 욕구다. 마지막으로 관계성은 팀의 일원으로 타인과 상호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다. 관계성이 무너지면 유능성과 자율성도 반감된다. 이 3대 욕구를 이해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면 선수의 내적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
내적 동기란 그 동기가 선수의 내면에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외부의 칭찬이나 금전적 보상과 관계없다. 감독이 지켜보지 않아도 스스로 훈련하는 선수다. 스스로 끊임 없이 발전에 대한 의지를 다진다. 내적 동기는 오래 지속되는 동기다. 주체가 사라지지 않는 한, 동기도 유지된다. 반면 외적 동기는 내적 동기에 비해 지속 시간이 짧다. 언론 조명 혹은 프로 선수인 경우 승리수당 같은 것이다. 성취되거나 보상이 주어진 후 거의 즉각적으로 휘발된다. 이론과 사례를 비교해 볼 때, 내적 동기가 강한 선수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현장에서 지도자가 마주하는 선수다. 모든 선수의 내적 동기가 동일한 상태는 아닌 것이다. 심지어 내적 동기가 없는 선수도 있다. 이럴 때 선수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지도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물론 해결 방법은 있다. 우선 초점을 경기장 안에서 밖으로 확장해 보자. 늘 자신이 축구 환경에 매몰된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대화의 관심사도 축구나 경기 외에 일상적인 일들로 옮겨 보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뜻밖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문물을 이해하는 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나와 다른 세대의 선수들은 나와 다른 방식으로 소통한다. 이 차이를 알아야 한다.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소통법
앞서 자기결정성 이론에 근거한 선수의 3대 욕구를 언급했다.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소통법도 그에 맞춰 정리할 수 있다. 선수와 대화할 때 어떤 방법을 쓰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 보자.
유능성 강화: 긍정의 피드백으로 응원하라
실력 향상에 대한 욕구를 가진 선수에게는 긍정적 지지가 필요하다. 모두가 박지성이 될 수는 없지만, 모든 선수는 박지성 같은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뛴다.
먼저 달성 가능한 목표를 함께 설정하자. 구체적으로 ‘너는 이런 스타일이니 이렇게 해보는 게 좋겠어’라고 말해 주는 게 좋다. 경기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보자. ‘왜 이렇게 밖에 못 뛰어?’라는 부정어보다 ‘이건 진짜 잘했어’라는 긍정어를 쓰는 식이다.
지도자가 더 많은 출전 시간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자. 설사 선수가 후보일지라도 지도자가 외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해야 한다. 또 공개로든 비공개(개인적)로든 칭찬을 아끼지 말자. 칭찬의 기술은 ‘자주, 많이’다. 반면 꾸짖을 때는 몰아서 한 번에 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일은 선수의 자존감을 말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긍정의 피드백을 유지하면 자연스럽게 선수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자율성 강화: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지하라
자율성에 대한 욕구를 가진 선수는 외부의 간섭과 통제를 견디지 못한다. 자기 인생에서 의사 결정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도자가 전폭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선수에 대한 컨트롤을 최소화하고, 대신 믿음과 책임감을 부여하면 된다.
선수 각자에게 리더십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주장에게 책임감을 몰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미화부장(청소), 독서부장 등 운동과 직결되지 않는 영역에도 일정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자유와 책임은 늘 같은 선상에서 다뤄져야 하는 개념이다. 자유가 주어지는 만큼 책임을 부여하자.
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의사 결정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보자. ‘이 상황에서 네가 감독이면 어떡할래?’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토론 문화를 만들 수 있고, 토론을 통해 나온 결과물을 존중하는 분위기도 만들 수 있다.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시간은 선수의 창의력을 극대화한다.

관계성 강화: 소속감과 신뢰감을 느끼게 하라
관계성에 대한 욕구를 가진 선수와의 소통법은 간단하다. 공동체 안에서 그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지도자 혹은 동료들로부터 존중과관심을 받는 존재임을 확인시키면 된다. 이름을 한 번 더 불러주기 등 작은 시도여도 괜찮다.
공동체 구성원과 운동 외적으로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보자. 운동장 밖에서 비공식적인 만남을 갖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익숙한 공간과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관계성에 환기가 생긴다.
친밀감은 표현할 때 더 커진다. ‘널 평소에 좋게 보고 있어’라는 생각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으면 그저 생각에만 머문다. 적극적으로 표현하자. 아이들은 그 말을 들어야 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친밀감을 드러내는 말이나 인정받는 말 한마디를 듣는 것으로 미래가 달라지기도 한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친구 같은 느낌을, 지도자로부터는 부모 같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면 좋다.
소통을 시도할 때 바람직한 모습과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은 [그림 1] [그림 2] [그림 3]을 참고하자. 내적 동기 강화를 위한 방법론적 측면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보상을 통한 강화다. 아마추어 레벨에서의 보상은 내적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선수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자칫 번아웃,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잔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팀에게 승리수당이 걸린 경우, 선수들은 오버 페이스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리하면 번아웃이나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프로 선수에게 주어지는 외적 보상은 그 기간이 짧을수록 좋다.
[그림 3]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제시한 내용 중 ‘~해야 한다’ 같은 통제어를 쓰는 경우도 흔하다. 이를 ‘~하면 어떨까?’ 같은 말로 바꿔 보자. 의사 결정권은 선수에게 주는 데다 훨씬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느낌을 준다.
SNS 시대, 기술문명과 친해져야
소통법을 이해했다면 소통의 방식도 다시 생각해 보자. 대면이나 우편 등 고전적인 소통 방식이 이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요즘 세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로 소통하고 유튜브에서 실시간 영상으로 이슈를 파악한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신조어는 이제 줄임말을 넘어 초성만 주고받는 단계로 바뀌었다. 대화와 소통의 방식이 점점 짧아지고 빨라진다. 이런 시대에 뒷짐 지고 훈계만 하는 지도자는 커뮤니케이션에 깊숙이 들어가기 어렵지 않겠는가.
우선 선수들의 SNS 활용에 대한 인식이 스스로 확인해 보자. 부정적인 쪽에 가까운가? 정제되지 못한 글과 사진으로 화를 자초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세계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몇 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선수는 SNS를 통해 여론을 주도하는 힘을 갖는다. 국내외 유명 축구인들이 SNS를 통해 이적 소식을 전하거나 크고 작은 사안에 대한 심경을 밝히는 일도 흔하다. 팬들은 댓글로 그에 관한 의견을 밝힌다. 그 자체로 직접적인 소통이 이뤄진다. 또, 유명인의 SNS 메시지는 실시간으로 기사화 되기도 한다.
SNS가 소통의 창구로 인정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렇게 본다면, 선수의 SNS 활용을 부정적으로 볼 것도 아니다.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SNS를 통해 동기 부여할 수 있는, 현명한 활용법을 고민하는 게 훨씬 낫다. 몇 가지 긍정적 효과가 있다. 미디어 활용 능력(직접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편집해 업로드한다) 강화, 창의성 제고, 비대면 환경에서의 활용성 증대, 정체성과 자아 표현 능력 강화, 온라인에서의 사회성(관계 맺기) 강화 등이다.
물론 부정 요소도 존재한다. 개인정보 및 사생활 노출의 위험도가 커진다. 온라인 상에서 ‘왕따’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선정적 정보가 범람하는 세계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SNS에 중독되거나 온라인 세계에 몰입하다 현실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SNS 외에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지도 방식도 주류인 시대가 됐다. 경기 영상 분석, 포지셔닝 외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 특정 시나리오 설정(ex.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한 명 퇴장 당한 상황이라면?) 등에 기술 친화적으로 접근해 보자. 선수들에게 훨씬 큰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추는 것도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 2021 KFA 제1차 온라인 보수 교육 내용을 지면에서 볼 수 있도록 재구성한 글입니다. 전체 내용은 유튜브 KFA_ACADEMY 채널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7월호 ‘ACADEMY’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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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박성희(한국외대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 교수)
정리=배진경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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