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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공식 사용구 업체 ‘스포츠트라이브’ , 겁 없이 도전하는 ‘집단’을 만나다
2021-03-16 16:54:47 1,817
스포츠트라이브의 공동 대표인 황효진(왼쪽) 대표이사와 서정균(오른쪽) 대표이사가 지난 2일 KFA 공식 사용구 계약 조인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게 진짜 현실이 맞나’ 싶어요.”
지난 2012년 설립된 스포츠용품 제조 판매 회사 ‘스포츠트라이브(SPORTS TRIBE)’는 최근 대한축구협회(KFA)와 공식 사용구 계약을 맺었다. 스포츠트라이브는 그간 꾸준히 쌓아온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 낫소 등 국내 유력 업체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KFA와 손잡게 됐다.
젊은 패기로 도전하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스포츠트라이브 본사가 위치한 인천시 서구로 향했다. 창고형 건물로 된 본사에는 스포츠트라이브의 각종 공이 담긴 박스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KFA 초중고리그 공식 사용구’라는 문구가 적힌 박스도 눈에 들어왔다. 직원들은 이제 막 시즌이 시작하는 KFA 주최 대회에 안정적으로 축구공을 공급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스포츠트라이브는 40대인 두 명의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황효진(44) 대표이사와 서정균(48) 대표이사는 낫소에서 각각 구매 및 마케팅, 상품개발 및 디자인 업무를 하면서 역량을 쌓아왔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독립한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KFA 공식 사용구 계약’이라는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스포츠트라이브는 2024년까지 4년간 KFA 주최 대회 사용구 독점 공급권과 더불어 KFA 명칭, 로고를 활용한 각종 마케팅 권리도 갖게 됐다.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황효진 대표와 서정균 대표는 입을 모아 “KFA 공식 사용구 계약이 아직까지도 잘 믿겨지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1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패기와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KFA 공식 사용구 계약은 신생 회사에 대한 편견을 이겨내고 순수하게 제품으로 승부하고자 한 이들의 노력에 대한 대가였다.

황효진 대표이사는 KFA 공식 사용구 계약을 통해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하기를 희망했다.
- 최근 KFA 공식 사용구 계약을 맺게 돼 임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올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기분이 어떠세요?
황효진(이하 황) “새롭게 일을 시작하니 기쁜 마음도 있지만 긴장감이 커요. 왜냐면 대회 일정에 따라 시기적절하게 공을 분배해야 되니까요. KFA와 함께 일하게 돼 자긍심도 크지만 책임감이 더 큽니다.”
서정균(이하 서) “즐겁고 행복하죠. 그런데 부담감이 큽니다. 요즘 잠을 설칠 정도로요. 기라성 같은 업체들이 있었는데 KFA가 객관적으로 평가해 우리를 선택해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회사명이 독특합니다. ‘스포츠 부족’ ‘스포츠 집단’이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회사명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황 “서 대표님의 아이디어입니다. 회사명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했는데 저희는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었어요. 트라이브(Tribe)라는 단어의 뜻이 부족, 집단인데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도 있어서 괜찮다 싶었어요.”
서 “황 대표님 이야기처럼 스포츠트라이브는 ‘스포츠를 하는 커뮤니티’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사업이 스포츠 용품 제조 및 판매이지만 넓게는 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커뮤니티가 되고 싶다는 의지도 있는데 거기에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 좀 외람된 질문이지만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두 분 다 스포츠를 좋아하셨나요?
황 “저는 부천 원종초등학교에서 핸드볼 선수를 했습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그만 두긴 했지만 이후에도 학교 체육 행사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했죠. 대학 진학 후 호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2002 한일월드컵을 보게 됐어요. 당시 한국의 축구 열기가 대단했지만 호주도 만만치 않게 축구 열기가 뜨거웠어요. 그때 ‘축구라는 스포츠가 전 세계적으로 매력이 있구나’라는 걸 느꼈죠.
그리고 저는 장사를 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 나중에 꼭 개인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거든요. 그래서 낫소 입사를 통해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됐고, 개인 사업을 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만들게 됐습니다.”
서 “저는 대전 출신인데 당시 할렐루야 축구단이 충남을 연고로 했거든요. 할렐루야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그라운드를 미끄러지면서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제가 그걸 따라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대학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졸업반 때 선배 디자이너가 대전시티즌 초창기 유니폼을 디자인하는 걸 참관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생 입장에서 모든 게 신기해 보였고, 유니폼을 다이나믹하게 표현하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용품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죠.
저도 미국에서 공부(시카고 Art Institute 미디어아트 전공)했는데 그때 미국 스포츠 시장을 관심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5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낫소 디자이너로 입사했고, 거기서 황 대표를 만나게 됐죠.”
- 낫소에서 재직하다가 2012년 회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무엇입니까?
황 “앞서 말씀 드렸지만 저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조직 생활은 개인의 생각을 온전히 펼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고민 끝에 회사를 나오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무래도 동종업계에 있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는 낫소가 하지 않는 아이템 위주로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경쟁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 공인구에도 도전하게 됐죠.”
서 “황 대표와는 낫소에서 같이 일하면서 교류가 많았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성향은 다른데도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생각에서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2013년 회사를 나오게 됐는데 먼저 나와서 사업을 하던 황 대표가 저에게 손을 내밀어 줬습니다.”
- 초기에는 공인구가 아니라 해외스포츠용품 수입 판매 사업을 위주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서 느낀 점,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황 “해외 시장을 벤치마킹하면서 배우고 발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포츠는 해외 브랜드의 마케팅이나 제품 구성이 우리보다 한 단계 앞서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하다가 종종 힘들어지는 시점이 되면 저희는 해외 출장을 나갔습니다. 해외 박람회에도 참석하고, 해외 거래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서 “초기에는 해외용품 수입 판매를 했지만 언젠가는 축구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며 준비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1년에 두세 번씩 중국, 파키스탄, 인도, 대만, 호주 등 해외 출장을 나가 협력업체, 연구업체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았습니다. ‘낫소에서 배운 걸로 다 했네’ 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물론 낫소에서 배운 것이 많지만 저희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해왔습니다.”

서정균 대표이사는 축구공 개발과 생산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를 특히 강조했다.
-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인구 사업을 런칭했습니다. 연구개발 기간 동안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공인구를 개발하였나요?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 “낫소에서 나오는 시점에 축구공의 기술력이 확 달라졌습니다. 손으로 꿰매서 패널(가죽 조각)을 접착하는 방식에서 고열 고압으로 붙이는 방식으로 바뀌었거든요. 아디다스가 열접착구를 만들면서 메이저 회사들이 그 방식을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그래도 손으로 꿰매는 방식이 유지될 줄 알았는데 열접착구가 트렌드가 되면서 거기에 따라가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또한 기술력을 습득하고, 원부자재를 구매하고, 알맞은 생산업체를 선택해서 의뢰하는 과정은 신생업체로서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차별화된 포인트라면 자체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만든 패널입니다. 다른 회사에서도 자체적으로 패널 개발을 하고 있지만 저희도 비행성과 컨트롤에 중점을 두고 꾸준히 연구 개발을 했습니다.”
(스포츠트라이브는 최상급 축구공 F24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24개 패널 시스템 공법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F24는 FA컵과 K3 K4리그, 대학축구 U리그에 사용된다)
황 ”일반 스포츠용품 회사에서 축구공을 만들어야지 하면 누구나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은 축구공을 만드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밖에서 스포츠트라이브를 의구심 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을 이해합니다. ‘과연 제대로 된 공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저희가 정말 오랜 기간 준비과정을 거쳐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 좋은 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판매 루트 개척입니다. 시군구축구협회와의 사용구 계약이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황 ”2018년에 KFA 공인을 취득한 이후 시군구축구협회와 협업을 하게 됐습니다. 후원 계약과 프로모션을 통해 지역시장이 얼마나 성장하는지를 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거래처를 통해서 축구공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가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한계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KFA와의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이러한 과정들이 없었다면 KFA 공식 사용구 계약이라는 기회가 있어도 잡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 KFA 공식 사용구 계약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황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니 잘하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 나름 준비도 돼 있었고요. 진통이 있었지만 결국 계약에 성공했는데 아마도 저희가 겁이 없어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주판을 두드렸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서 ”황 대표님 말처럼 저희가 겁이 없었죠. 그리고 KFA가 신생 업체에 대한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평가해주셨습니다. 그냥 한 번 도전해볼까 정도였는데 저희도 계약이 돼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게 진짜 일어난 일인가’ 싶어요.
- 회사의 향후 계획과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황 “일단 저희에겐 KFA 공식 사용구 계약이 가장 중요합니다만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들이 있습니다. 아직 저희의 역량을 다 보여드리지 않았습니다. 시장에 보여지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공에만 한정하지 않고 축구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유소년 훈련 프로그램도 우리 스타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시장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싶어요. 젊으니 정형화된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서 “국내에서 브랜드가 알려지는 게 우선입니다. 국내 축구인들로부터 ”나 스포츠트라이브 알아“ ”스포츠트라이브는 젊고 뭔가 다르네“ 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국내에서 더욱 커지면 한 10년 뒤에는 해외로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황 “이번 계약을 하면서 ‘자부심을 갖되 자만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저희가 여러 상황이 잘 맞아서 KFA와 함께 하게 됐는데 자만하지 않고 초심을 유지해야겠죠.”
서 “황 대표와 처음 시작할 때 했던 말이 ‘나중에 우리는 회사 홈페이지 만들면 CEO 인사말 같은 거 넣지 말자’고 했어요. 우리는 인사말 대신 제품으로 이야기를 하자고 했죠. 어디 가서 거들먹거리지 않고, 순수하게 제품으로 말하고, 스포츠트라이브라는 이름에 맞게 건전한 스포츠 커뮤니티를 만들자고 말이에요.”
글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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