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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뮐러 기술발전위원장 “지도자 교육이 열쇠다”
2020-04-09 11:25:37 1,405
KFA 최초의 외국인 기술위원장, 미하엘 뮐러 KFA 기술발전위원장은 한국축구 발전의 열쇠가 지도자 교육에 있다고 역설한다. 축구 강국 독일에서 온 그가 지난 2년 동안 한국축구와 함께 하며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
지난 2018년 4월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뮐러 위원장이 당시 KFA에서 맡은 직책은 지도자 수석강사 겸 유소년 정책수석이었다. 그리고 6개월 뒤에는 기술발전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기술위원장을 포함한 KFA 분과위원장에 외국인이 임명된 것은 뮐러 위원장이 처음이다.
뮐러 위원장은 프로팀 유소년 코치를 비롯해 독일 U-15, U-18 대표팀 코치, U-21 대표팀 스카우트를 역임하며 20년 가까이 활동한 유·청소년 축구 전문가다. 독일축구협회 지도자 강사로도 10년간 활동했다. 20세 이하 연령별 남녀대표팀의 운영과 유소년 육성, 지도자 교육을 총괄하는 책임자인 기술발전위원장에 잘 어울리는 이력의 소유자인 셈이다.
어느덧 한국 생활 3년 차인 뮐러 위원장은 육개장과 짬뽕이 ‘최애음식’이 될 정도로 한국과 친숙해졌다. 한국축구도 마찬가지다. 독일과는 다른 환경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해, 그 안에 담긴 힘과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잘못된 것은 고치는 게 당연하지만, 언제나 전체적인 틀과 방향성을 고려해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관점이다.

-한국에 온 지 2년 가까이 지났다. 지난 2년은 어떤 시간이었나?
유소년부터 성인축구까지 한국축구의 전체적인 체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물론 문화차이도 있었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 덕분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KFA에서도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줬다.
-지도자 수석강사 겸 유소년 정책수석으로 시작해, 6개월 뒤 기술발전위원장이 됐다. 이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꼈나?
우선 무척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 와서 6개월 간 했던 업무에 대해 좋은 평을 얻었기에 생긴 변화라 생각하니 영광스러웠다. 이 변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통합적 접근이었다. 각 단계마다 다양한 분야가 있고 이들이 서로 잘 연계돼 시너지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유소년 육성과 지도자 교육,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 이 네 분야를 하나의 구조로 연결해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각 분야가 상생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자 했다.
-KFA 최초의 외국인 기술위원장이라는 타이틀도 있다. 외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은 없었나?
어려움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한국축구의 다층적인 구조가 복잡하게 느껴졌다. 학원축구와 클럽축구, 대학축구, 아마추어와 프로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얽혀있는 듯 했다. 이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유소년 정책에서는 지난해 큰 변화가 있었다. 8인제 전면 도입이다.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독일에 있을 때부터 이미 접했던 정보였다. 한국축구가 유소년 단계에 8인제를 중심으로 한 스몰사이드게임을 도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2019년에 전면적인 도입이 이뤄져 기뻤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이론적으로 준비를 하고 현장에 도입하기 까지 많은 역경과 난관이 있기 마련이다. 8인제가 빠르게 전면 도입되기까지 있었던 KFA의 많은 노력에 감사하다.
지난해 전국대회를 참관하며 현장 지도자들이 8인제에 빠르게 잘 적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런 젊은 세대의 지도자들을 잘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유소년 지도자들은 선수들로 하여금 기본기와 함께 선수 개별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이 선수들이 또래 선수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축구할 수 있는지도 가르쳐야 한다. 이런 모든 부분들이 지도자 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한국의 8인제에는 코칭 자제 등의 특별규정이 적용된 적도 있는데?
8인제 전면 도입을 하면서 이미 정해져있던 규정이었다. 그런 규정을 만들게 된 배경도 이해한다. 몇몇 혹은 다수의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윽박을 지르거나 과하게 혼을 내는 등의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다만 이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 교육이다. 질 좋은 지도자를 양성해야 하고, 어린이들을 대하는 방법을 바꾸고 문화를 바꿔야 한다. 지도자 교육을 통해 지도자가 선수의 연령에 맞는 지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모든 개별적인 지도자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회를 참관하며 느낀 한국 유소년 축구의 특징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한국축구가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재능 있는 어린이들이 많다. 향후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닌 어린이들을 많이 봤다. 솔직히 말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될 수 있는 어린이들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모두가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고 축구를 하기 때문이다. 당장의 승리, 당장의 대회 우승을 위한 플레이가 대다수다. 이것은 유소년 축구가 가야할 방향과 다르다. 유소년 단계에서는 선수들이 본인만의 생각으로 독창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개개인의 선수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역시 지도자 교육이 핵심인가?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도자 교육이 열쇠다. A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뛰기 위해서는 그 기반이 되는 초·중·고등학교 팀에서부터 좋은 선수가 발굴돼 성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지도자다. 지도자 교육이 핵심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도자 교육 분야에서 지난 2년 간 어떤 노력을 했나?
알다시피 지도자 자격증은 D·C·B·A·P급이 있다. 앞서 말한 통합적 접근이 여기에도 해당된다. 각 단계별로 그에 맞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틀에서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지도자가 단계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전체적인 구성을 고려하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방식 면에서는 최신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체계에 변화를 줬다. 강사 중심의 교육에서 수강생 중심의 교육으로 바꾸는 것이다. 보통은 어려서부터 선생님은 가르치고 학생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익숙하다. 그래서 지도자 교육을 받는 수강생 역시 comfort zone(편안한 곳, 익숙한 곳) 안에서 듣기만 했던 것이다. 이제는 수강생이 직접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직접 이론을 준비하고 아이디어를 내 발표하는 것이다. 강사는 이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하며 전체적인 수업을 끌고 가는 역할을 맡는다. 물론 지도자 강사에 대한 교육과 지원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KFA에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혹은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도자 강사로서의 시간은 항상 기억에 남는다. 최상위 단계인 P급 자격증 코스는 지도자 강사에게도 언제나 큰 도전이다. 1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방향을 잘 잡고 목표지점까지 잘 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1년이 지나고 마지막 평가까지 끝난 뒤에는 스스로 만족감을 느낀다. 지도자 강사로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역시 수강생들로부터 좋은 피드백 받는 순간이다. 그 때가 가장 행복하다.
또 하나 중요했던 순간은 8인제가 도입된 후 이를 포함한 스몰사이드게임 시스템을 완성시킨 순간이다. 자부심 느끼는 부분이다. 6~8세에는 4인제, 9~10세에는 6인제 축구를 도입했다. 1년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였는데 완성도가 만족스럽다. 스몰사이드게임이라는 큰 그림의 퍼즐이 맞춰진 것 같아 기쁘다. 아직 국내에 많이 전파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유소년 단계부터 최상위 지도자 단계까지 광범위하게 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기분 좋은 성과였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도자 교육, 골든에이지, 유소년 육성과 관련해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고 많은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있다. 이들을 어떻게 실제에 도입하고 진행해나가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관찰하고 지원하며 발전시킬 것인지 계속해서 연구해야 한다.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도 역시 꾸준히 노력을 쏟아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나면 바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금 이 기간 동안 더 많이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최근 화두는 유소년 선수들의 잠재력과 성장속도를 고려한 육성 시스템이다. 성장기의 선수들은 같은 나이일지라도 월령에 따라 체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간혹 잠재력 있는 선수가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부분에 대한 KFA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축구가 재능 있는 선수들의 풀을 확장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4월호 'THE INTERVIE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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