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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토너먼트 대회 대비 주기화 훈련
2019-02-12 10:04:45 6,310
단기 토너먼트 대회를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간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KFA 컨퍼런스 중 이재홍 피지컬 코치(현 FC서울 피지컬 코치)가 강연한 ‘단기 토너먼트 대회 대비 주기화 훈련’을 보면 알 수 있다. ONSIDE가 일선 지도자들이 꼭 알아야 할 주요 내용만 뽑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던 레이몬드 베르하이엔 피지컬 코치는 2012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When you come into football world, you should speak football language(축구계로 들어와서 일하고 싶으면, 축구계의 용어로 소통을 해라).”라고 말했다.
과거 유럽에서 활동하던 피지컬 코치 및 스포츠 과학자들 중 대부분이 축구 선수 경험자가 아닌 이론적인 공부에만 치중했기에 나온 말이었다. 축구를 하지 않고 피지컬 코치 및 스포츠 과학자를 할 경우 축구 감독, 코치들이 이야기하는 가장 기본적인 축구 용어(패스, 킥, 컨트롤, 슈팅 등)를 피지컬적인 부분과 가미해 설명하는 게 힘들다. 반대로 축구 지도자들도 축구 외의 심리학이나 생리학 등 전문적인 지식을 공부하지 않으면 피지컬 코치와의 소통이 어렵다.
현대 축구에서 공부하는 지도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비단 축구 선진국인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선수 경험과 이론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지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재홍 코치가 2018 KFA 컨퍼런스에서 강연한 ‘단기 토너먼트 대회 대비 주기화 훈련’은 일선 지도자들이 수없이 부딪히는 단기 토너먼트 대회를 주기화에 따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을 담았다. 또 지난 2018 AFC U-19 챔피언십 대회 준비 과정을 예시로 들며 이해를 도왔다. 공부하는 지도자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주기화란 무엇인가?
먼저 주기화(Periodization)를 알아야 한다. 이재홍 코치는 주기화에 대해 “트레이닝의 양, 강도의 조화를 통해 목표로 설정한 시기에 맞춰 체력을 최고 수준에 도달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트레이닝의 양, 강도뿐만 아니라 영양 섭취와 회복도 포함된다. 즉 운동, 영양, 회복 등 세 가지 요소를 조화시켜 특정일에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것이 주기화 훈련의 목적인 셈이다.
그렇다면 주기화 훈련은 어떤 식으로 구성될까? 가장 일반적인 리그 일정을 예로 들어보자. 토요일에 경기가 있을 경우, 경기 전까지의 일주일 스케줄은 다음 [표 1]과 같이 구성된다.
토요일에 경기를 치를 경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식 및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이재홍 코치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경기 후 48시간 이내에는 경기를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몸이 경기 후 48시간 동안은 100%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복 운동의 강도는 최대 20%다. 조깅 혹은 가벼운 전술적 움직임 등 폭발적이지 않은 트레이닝이어야 하며, 수영장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틀 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면 화요일부터는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엔진에 시동을 거는 시기라고 봐야 한다. 화요일에는 강도 40%의 운동을 진행했다면, 수요일에는 강도 60%까지 끌어올린다. 이재홍 코치는 “휴식 후 갖는 첫 번째 트레이닝은 중·저강도 유산소와 기술 트레이닝을 섞어서 실시해야 한다. 휴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을 수 있기에 다음날 고강도의 피지컬 트레이닝을 하기 전 시동을 거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이틀 전인 목, 금요일에는 상대팀을 대비한 전술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강도는 20~30% 정도에 맞춰야 하며 경기 하루 전날에는 운동량을 줄이고, 패싱 게임을 실시하더라도 시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 그래야 경기 당일인 토요일에 100%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영양 섭취 및 회복도 주기화 훈련에 있어서 중요하다. 경기를 포함해 폭발적인 액션이 많은 훈련을 했을 때는 인체 내에 저장되어 있는 탄수화물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 고탄수화물의 식사를 해야 한다. 특정 에너지원이 많이 쓰였다면 이를 적절하게 섭취해야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또 훈련 및 경기 후 회복을 위한 영양섭취의 골든타임은 2시간 이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특히 풀백, 공격형 미드필더, 공격수는 오버래핑과 침투, 문전 쇄도 등 스프린트(전력 질주, 즉 순발력)가 필요한 움직임이 많아 근육 내 탄수화물이 쉽게 고갈될 수 있어 해당 포지션은 최소 경기 이틀 전부터는 스프린트가 많은 플레이를 자제해야 탄수화물 손실을 막을 수 있다.
U-19 챔피언십을 통해 본 단기 토너먼트 대회 준비 과정
주기화에 대한 기본적인 시스템이 이해됐다면, 이제는 실전에 대입시켜보자. 리그에서의 주기화 훈련과 달리 단기 토너먼트 대회는 감독과 팀의 특성, 대회 상황 등을 빠르게 파악해 이에 맞는 주기화 훈련법을 가져가야 한다. 이재홍 코치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AFC U-19 챔피언십’ 준비 과정을 예로 들었다.
우선 팀의 수장인 감독의 플레이 스타일을 파악해야 했다. 이재홍 코치의 경우 전임자가 마련한 피지컬 훈련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그는 “정정용 감독의 경우 대체적으로 훈련양이 평균 90~100분 정도로 적절하다. 하지만 전술 훈련에서 패턴 플레이를 실시할 때 HIR SPRINT가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 HIR SPRINT란? - 세계적으로 다양한 GPS 회사가 있으나 한국 대표팀에서는 호주 업체인 카타펄트사의 GPS를 활용한다. 이 회사의 GPS에서는 스피드 구간에 따른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는데 HIR(High Intensity Running, 고강도 러닝)의 경우 19.8km/h~25.1km/h의 스피드에 속하면 잡히는 데이터이며, SPRINT(전력 질주)는 25.2km/h 이상의 스피드에 속하면 잡히는 데이터다. 이런 빠른 스피드의 액션은 득·실점과 관련된 장면에서 관찰되기에 피지컬적인 면에서 아주 중요한 요인이며, HIR SPRINT는 축구의 플레이 스타일과도 큰 연관성이 있다.
이재홍 코치가 잡은 목표는 딱 두 가지였다. 과정이 어떻게 됐든 반드시 월드컵에 진출해야 하며, 체력이 떨어져 HIR SPRINT가 감소하는 60분 이후 선수들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했다. 세계무대의 템포는 K리그보다 훨씬 빠르다. 빠른 템포의 축구는 그만큼 회복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훈련시간이 길어질수록 피로가 쌓이고, 피로가 쌓이면 폭발적인 액션(HIR SPRINT)이 감소한다. 단기 토너먼트 대회를 앞두고 실시하는 주기화 훈련에서 회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표 2] U-19 챔피언십 최종 훈련 주기화 모델 (목포 훈련)
[표 2]는 이재홍 코치가 계획한 U-19 챔피언십 주기화 모델 중 목포에서 진행된 1차 훈련만 뽑은 것이다. 9월 25일부터 10월 3일까지 진행된 목포 1차 훈련에서는 전술 훈련과 스피드 지구력 훈련, 근력 훈련에 초점이 맞춰진 걸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이 코치는 선수단 전원의 몸상태를 데이터로 뽑아냈다. 여기서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감소했고, 체지방량이 증가했다는 걸 확인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선수단을 ①근력 보강 그룹, ②근력 보강 지방 감소 그룹, ③지방 감소 그룹으로 나눈 뒤 ①번의 경우 고단백 영양제를, ②번의 경우 탄수화물을 반으로 줄여서 먹도록 했고 ③번의 경우에는 훈련 후 추가적으로 20분간 조깅 후 숙소로 돌아가게 했다.
[표 3] U-19 챔피언십 최종훈련 주기화 모델 (창원 훈련)
[표 3]은 창원 2차 훈련 주기화 모델이다. 앞서 목포 훈련에서 지구력과 근력 확립을 도모했다면 10월 5일부터 현지 출국 전까지 진행된 창원 2차 훈련의 키워드는 회복, 전술, 그리고 파워 및 스피드(SPRINT) 훈련이다. 10월 8일 열린 창원시청과의 연습 경기, 출국 직전에 인천에서 가진 인천유나이티드와의 연습 경기는 강도 100%로 진행됐다. 고강도의 훈련을 진행한 후에는 회복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재홍 코치는 “전술 훈련 때 HIR SPRINT를 자제했다”고 말했다.
[표 4] U-19 챔피언십 최종훈련 주기화 모델 (인도네시아)
[표 4]는 대회가 열렸던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진행된 훈련 주기화 모델이다. 고온다습한 날씨, 오후가 되면 극심해지는 교통체증을 고려해 현지 입국 후 첫 이틀만 오후에 훈련을 잡았고 경기 직전 3일은 모두 오전에 훈련을 잡았다. 앞선 목포, 창원 훈련에서 고강도 훈련을 진행했기에 현지에서는 최대한 회복과 적응, 그리고 세밀해진 전술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첫 경기를 치르고 난 후에는 저강도의 훈련만 진행했다. 이 기간 하루 훈련 시간은 50분 전후로 맞췄다. 전술 및 테이퍼링(장기간 강한 훈련으로 지친 신체에 휴식을 줘 피로를 해소하고, 심리적인 긴장감을 적정하게 유지해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기간)을 주로 했고, 회복 비중도 높였다. 이재홍 코치는 “대회 기간에는 훈련보다는 잘 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재홍 코치의 ‘이것만큼은 반드시 명심하자!’
축구 선수를 위한, 경기를 위한 피지컬 준비라는 부분(주기화)은 체력 훈련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 적절한 영양섭취와 적절한 회복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100%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전술적으로 팀이 단단해지면 피지컬적으로 쓸데없이 뛰는 상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수비 시에는 조직적으로, 공격 시에는 공격 1/3 지역에서 어떻게 상대를 뚫어낼 것인지에 대한 전술 훈련들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토너먼트 대회 기간에는 훈련을 위한 훈련이 아닌 경기를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즉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지름길이다. 체력이 부족하다고 체력 운동을 실시하게 되면 생리학적으로 몸은 지치고 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전술적인 부분의 단단함에 초점을 맞춰야 팀과 선수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2월호 ‘ISSU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자문=이재홍(FC서울 피지컬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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