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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영플레이어’ 이수인 “우루과이에 꼭 가고 싶어요”

2018-01-15 09:15:00 4,205

2017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영플레이어(여자)로 뽑힌 이수인 (현대청운중, 현대고 진학)



둘째 오빠가 입고 있던 유니폼이 멋져 보여서 무작정 축구를 시작한 소녀는 이제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가 됐다. 2017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영플레이어(여자)로 선정된 이수인(현대청운중)이다. 올해 현대고에 진학하는 이수인은 오는 11월 우루과이에서 열리는 U-17 여자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2017년을 이수인에게 정신없는 한 해였다. 태극마크를 달고 8년 만에 U-17 여자월드컵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고, 소속팀에서는 두 번의 우승컵(전국소년체전, 여왕기)을 들어올렸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뛰었고, 대회 우승을 위해 휴가도 자진 반납했다. 현대청운중 주장, U-16 여자대표팀의 일원으로 지내온 2017년은 이수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다.

“힘들었어요. 정말 바쁜 한 해였죠. 돌아보면 올 한 해 정말 여러 대회에 출전했고, 이룬 것도 많아요. 특히 U-17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모든 게 다 좋은 추억입니다.”

현대청운중은 2017년 첫 대회였던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을 8강으로 끝냈다. 1993년 창단해 여자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한 명문 현대청운중이었지만, 첫 대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부진이 이수인과 현대청운중의 오기를 깨웠다.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이전 대회에서 생각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더 그랬죠. (5월 초 황금연휴 때) 휴가도 나가지 않았어요. 아이들끼리 서로 의견을 모아서 (김명만) 감독님에게 휴가 대신 훈련을 하겠다고 직접 얘기했죠. 저는 곧 학교를 졸업하는데, 졸업하기 전에 팀에 선물을 안겨주고 싶다는 마음도 컸어요.”

굳은 의지가 하늘을 감동시켰다. 현대청운중은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국소년체육대회 통산 다섯 번째(2002, 2009, 2013, 2015, 2017) 금메달이었다. 이수인은 상원중과의 준결승전에서 상대 선수와 공중볼 경합 중 눈두덩이가 부딪히며 부상을 당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결승전도 풀타임 소화했다.

“제게 있어서 마지막 전국소년체육대회잖아요. 부상이 있었고, 눈이 많이 부어 불편했지만 개의치 않고 무조건 뛰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죠. 금메달을 따니 기분이 엄청 좋았어요. 눈에 생긴 상처도 영광의 상처나 마찬가지였죠.”

전국소년체육대회뿐만이 아니었다. 6월 초에 열린 제 25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도 현대청운중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7년에 있었던 세 대회에서 두 대회를 석권하는 순간이었다. 이수인은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도 주장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대회 최우수 선수상까지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여왕기 대회 때는 실수를 많이 한 것 같은데,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서 제가 최우수 선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고맙죠. 춘계연맹전까지 우승했더라면 최고의 한 해가 됐을 텐데, 그래도 두 대회 우승을 차지했으니 만족해요.”




U-16 챔피언십에서 전 경기 풀타임 출전한 이수인(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하이라이트는 9월 태국에서 열린 AFC U-16 챔피언십이었다. 허정재 감독이 이끄는 U-16 여자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북한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3위까지는 2018년 우루과이에서 열리는 U-17 여자월드컵에 나간다. 한국의 U-17 여자월드컵 진출은 2010년 U-17 여자월드컵 이후 8년 만이다. 이수인은 전 경기 풀타임 출전하며 8년 만의 U-17 여자월드컵 진출에 공헌했다. 라오스와의 조별리그 3차전(7-0 승) 에서는 1골을 넣었다.

“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내기 위해 예선부터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고생 많이 했어요. 체력 훈련도 많이 하고 이래저래 힘들었거든요. 일본과의 4강전 승리로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그동안의 고생이 전부 사라지더라고요. 특히 4강전은 중계도 한다고 해서 부담스러웠는데 정신력으로 이겨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오는 11월에 열리는 U-17 여자월드컵은 이수인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으니 앞으로 1년 더 고생한다는 마음으로 지내려고요. 월드컵에 가기 위해서는 저만의 장점을 더 연마해야겠죠?” 그가 밝힌 자신의 장점은 프리킥이다. 이수인은 초등학생 때부터 소속팀의 전담 키커로 꾸준히 활약해왔다. U-16 여자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리킥을 더욱 갈고 닦아야 해요. 앞으로 프리킥 잘 차는 선수로 저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어요. 이천수 선수(현 JTBC 해설위원) 같은 프리킥 잘 차는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저만의 프리킥 노하우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수비수를 맡고 있는 이수인은 요즘 ‘핫’한 수비수인 김민재(전북 현대)를 닮고 싶다고 했다. “제가 원래 집이 전주여서 전북 현대를 자주 접해요. 둘째 오빠의 유니폼이 멋져 보여서 저도 전북 현대 유소년 팀에서 둘째 오빠와 함께 축구를 했죠. 제 목표는 김민재 선수처럼 파워풀하고 안정적인 수비수가 되는 게 목표예요. 아직 순간 스피드는 모자라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거예요.”

2018년에는 현대고 여자축구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치열한 무대로 자리를 옮겼지만, 목표는 더욱 분명하다. 빠른 고등 축구 적응과 U-17 여자월드컵이 바로 그 것이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무조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다시 대표팀에 뽑힐 날이 오겠죠? U-17 여자월드컵에 가는 건 저의 2018년 목표들 중 제일 우선 순위에 있어요. 아직 우루과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꼭 가보고 싶어요!”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 1월호 'THE INTERVIEW 2'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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