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 열리는 2016 AFC 풋살챔피언십 지역예선 출전을 앞두고 훈련에 한창인 풋살 대표팀의 모습.
한국 풋살은 아직 팬들에게 낯선 영역이다. 풋살 국가대표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도 드물다. 그러나 지금도 묵묵히 땀을 흘리며 국제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풋살 국가대표팀이 있다. 그들은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이다.
풋살대표팀은 오는 11월 14일 시작되는 2016 AFC 풋살 챔피언십 동부지역 예선을 앞두고 새롭게 대표팀을 꾸렸다. 사령탑부터 바꿨다. 풋살 강국인 이란 출신의 나세르 살레 감독을 선임했다. 이어 최종명단 16명을 확정해 10월말부터 파주NFC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들의 1차 목표는 지역예선 통과다. 5팀 중 2위 안에 들어야 내년 2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챔피언십 본선에 출전한다. 그냥 일반적인 축구의 잣대를 적용해 아시아 지역예선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국의 풋살 세계랭킹은 68위, 아시아에서는 18위다. 참고로 살레 감독의 모국인 이란은 세계랭킹 6위이고 아시아에서는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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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출신의 나세르 살레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새 단장하는 풋살 대표팀최근 풋살 관련 뉴스가 전해졌다. 바로 이란 출신 나세르 살레 감독이 한국 풋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는 소식이다. 그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이란 풋살대표팀 코치와 감독을 역임했으며, 1999년과 2000년 아시아 풋살 선수권에서 이란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0년 과테말라에서 개최된 풋살 월드컵과 브라질에서 개최된 풋살 청소년월드컵 참가 경험이 있다. 2003년부터 2년간 인도네시아 풋살대표팀을 지도하기도 했다. 이후 AFC 풋살 기술연구그룹(TSG) 멤버이자 AFC 풋살 강사로 활약했다.
살레 감독이 지휘하는 풋살 대표팀은 오는 11월14일부터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되는 '2016 AFC 풋살 챔피언십’ 동부 지역 예선에 참가한다. 최종명단에 오른 16명의 선수들은 10월말부터 파주NFC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20여 일 간의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11월11일 대회가 열리는 몽골로 출국한다.
AFC 풋살 챔피언십 지역예선은 총 22개 팀이 참가하며 네 지역(서부, 동부, 중부, 아세안)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르며 각 지역의 상위 두 팀이 본선에 진출한다. 동부지역에 속한 한국은 몽골, 대만, 중국, 홍콩과 만난다. 2위 안에 들면 내년 2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AFC 풋살챔피언십 본선에 진출한다.
내년 3월까지 계약을 맺은 살레 감독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짧은 기간 동안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한국에는 좋은 원석들이 많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들을 잘 다듬어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2~3개월 정도 빨리 왔다면 좀더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겠지만 여건상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이란의 선진 풋살 경험을 한국 선수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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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주장 신종훈이 지난 1일 은평FS와의 연습경기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다.
실전 위주 훈련으로 자신감 업필자가 파주NFC 풋살장을 찾은 11월3일. 풋살 대표팀은 볼 점유 훈련에 한창이었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살레 감독의 지시 아래 볼을 돌리는 훈련을 했다. 살레 감독은 쉴 새 없이 “로테이션”을 외쳤다. 선수들은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패스를 주고 받았다. 시간이 흐르며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에 적응하자 기계가 돌아가듯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수비진에게는 지역방어와 전방압박을 번갈아가며 주문했다.
전술훈련이 끝난 후 곧바로 연습경기를 통해 배운 것을 실전에 적용시켰다. 공을 가진 팀에게는 안정적인 볼 점유와 전진패스를 강조했다. 선수들이 볼 점유에만 너무 집중하는 나머지 사이드로만 볼을 내주자 통역을 통해 “과감히 전진패스를 시도하라”는 외침도 들렸다. 수비하는 팀은 대형을 유지하며 지역방어를 하는 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선수들은 처음엔 감독이 주문하는 세밀한 움직임에 따라가지 못해 어리둥절해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훈련이 진행될수록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훈련을 마친 후 이창환 수석코치를 만났다.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풋살 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며 그해 9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스페인 출신의 라울 에스쿠데로 감독을 보좌했다. 그리고 올해는 살레 감독과 함께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 코치에게 살레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물었다.
이 코치는 “풋살 지도자 경험이 워낙 많은 분이라 우리 팀이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할 지를 잘 알고 가르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코치는 “살레 감독은 '패스-컨트롤-로테이션'과 수비를 최우선적으로 강조한다. 선수들이 처음에는 생소한 주문이나 움직임에 어색해했지만 점차 적응하고 있다.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 코치는 살레 감독이 전임 라울 에스쿠데로 감독과는 상반된 훈련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스쿠데로 감독은 체력과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새벽에 산을 뛰기도 하고 훈련도 오전, 오후에 걸쳐 진행했다. 하지만 살레 감독은 철저히 실전 위주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풋살 대표팀 주장 신종훈 역시 살레 감독이 선진 풋살을 경험한 지도자답게 ‘족집게 레슨’을 해주고 있다고 인정했다. 신종훈은 “경험과 지식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왜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AFC 챔피언십 우승을 했는지 이해가 됐다”며 “우리 팀에게 당장 필요한 수비와 압박을 강조한다. 감독님은 실점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신다. 그동안 저도 해외에 진출하며 선진 풋살과 지도자를 경험해봤는데 감독님의 지도 스타일에 공감이 간다. 그동안 우리가 국제대회에서 수비가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감독님을 따라 열심히 훈련하면 수비가 한층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훈은 한국 풋살 선수로는 드물게 일본 리그를 경험한 대표팀의 대들보다.
(참고로 이번 대표팀의 주장은 신종훈과 김장군(이하 전주매그풋살클럽) 두 명이다. 살레 감독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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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감독과 코칭스태프, 16명의 선수들은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열악한 여건, 우리 힘으로 돌파한다풋살 대표팀은 여느 대표팀처럼 자주 모여 훈련할 수 없다. 대회가 있으면 한 번 소집해 발을 맞추고 나가는 게 전부다. 또한 2011년 12월에 파주 NFC 풋살장이 생기기 전까지는 훈련시설이 갖춰진 지방을 찾아다녀야 했다. 지금처럼 외국인 감독 체제 하에 파주 NFC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다.
여전히 한국 풋살이 나아가야할 길은 멀고 험하다. 인프라 개선, 리그 활성화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대표팀이 성적을 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 스포츠가 그렇듯 엘리트 체육의 호성적을 통한 파급 효과를 노릴 수밖에 없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이러한 현실과 과제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 이 코치는 “아시아만 해도 우리보다 뒤졌던 팀들이 앞서나가고 있다. 선수들이 자국 프로 리그에서 돈을 받으며 뛰고 있다. 우리는 형편상 그렇지 못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살레 감독님과 함께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거둬 관심을 받고 변화의 계기를 만들고 싶다. 감독님은 챔피언십 예선과 본선 뿐만 아니라 풋살 월드컵 출전까지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직 풋살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없다.
신종훈은 “아직 우리나라는 풋살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없다. 성적을 내지 않으면 투가 없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예선에서 중국을 이긴다면 1위도 가능할 것 같다. 일단 지역예선을 좋은 성적으로 통과해 본선에서 1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2005년 이후 AFC 챔피언십 본선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들은 아무도 봐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기적을 꿈꾸고 있다.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