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TV아마추어

“개인기 키워야 창의적 축구 꽃피워”… 성적 연연않고 자신감 ‘슛’

2015-03-24 10:51:00 5,401

신북FC 유소년 선수들이 영하의 기온을 보인 28일 서울 신북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몰며 막대 사이를 통과하는 드리블 훈련에 여념이 없다.



* 이 기사는 세계일보의 시리즈 기사이며 세계일보의 허락 하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한국 축구, 유소년에 길을 묻다] ② ‘기술축구 명문’ 서울 신북 FC

“2년 후면 태극마크를 달게 될 제자가 나올 겁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어린 제자들의 축구가 향상되는 걸 보면 희열을 느낍니다.”

서울 마포구 중동 신북초등학교에서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 중인 신북FC의 김태열(54) 감독은 “어렸을 때 축구 개인기를 가르쳐야 고등학교 이후에 축구에 자신감이 붙어 창의적인 축구를 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현재 신북FC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45명을 거느린 클럽팀이다. 그러다보니 재학 중인 학교가 다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아이들의 학업성적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기본 예절, 생활일기 쓰기 등 인성교육에는 철저하다. 인성이 안 돼 있으면 축구를 잘 할 수 없고 인성이 잘 돼 있으면 축구를 떠나 사회생활도 잘 할 수 있다는 지론 때문이다.

신북FC는 신북초교 축구팀을 대한축구협회에 해체등록한 뒤 대회 성적에 얽매이지 않는 클럽팀으로 2008년 출범했다. 고교에 진학한 뒤 개인기를 가르치면 체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볼 컨트롤, 양발 드리블, 패스능력 등 축구기술을 집중 지도하는 클럽으로 이름 나 있다. 이 덕분에 경기도 김포, 부천 등에서 축구를 배우러 오는 유소년들이 적지 않다. 제주와 춘천 등지에선 신북FC 클럽 인근으로 아예 이사를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울 신북FC 김태열 감독은 “볼 컨트롤, 드리블 등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축구 개인기를 유소년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리블이나 개인기는 짧은 시간에 이뤄질 수 없지만 킥과 슈팅, 헤딩력은 고교진학 이후에 4∼5개월간 훈련하면 정상급에 오를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소신이다. 독일 레버쿠젠에서 뛰는 손흥민(22)의 아버지도 축구지도자이지만 아들이 독일로 건너갈 때까지는 슈팅을 가르치지 않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곳에 처음 오면 발바닥으로 공을 밀고 당기는 기술을 배운다. 이걸 익히면 드리블할 때 공이 몸에서 멀리 벗어나질 않는다. 유소년들에게 다양한 축구기술을 가르쳐 흥미를 붙이도록 해야 한다. 한 가지 기술동작을 1만번 정도 반복해야 자신의 것이 된다.”

신북FC는 전국대회에서 성적을 내야 하는 학교팀과 달리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성적을 내야 하는 지도자의 욕심 때문에 유소년들이 어려서부터 혹사당하면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유소년들이 대회에 나가 자신감을 갖고 기술을 발휘하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게 김 감독의 ‘축구철학’이다. 신북초등 창단 감독으로 12년째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김 감독은 신북FC 선수들이 개인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각자의 기술을 발휘하고 싶어하는 욕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신북FC는 올해 서울 남부리그 3위를 차지했지만 기술위주의 풋살대회에서는 제16회 문화체육부장관기 13세 이하(U-13) 등 5차례나 정상을 차지했다.






중앙대-실업팀 기업은행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일반 은행원으로도 일했던 김 감독은 은퇴하고 나서 어린이들에게 기술축구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에 브라질 축구연수를 갔다 오기도 했다. 학창시절에는 계단을 뛰고 언덕을 오르는 로드워크와 킥 연습만 했기 때문에 기술축구를 접하지 못했던 게 한스러웠다고 말한다. 신북FC는 매년 많은 비용을 들여 브라질 출신의 기술코치를 3개월간 영입, 선수들에게 기술 지도를 한다. 브라질 코치는 내년 초에 입국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초창기엔 축구를 배우러 오는 사람이 적었다. 성적이 동반되지 않으니까 부모님들이 외면했다. 저의 진정성을 알고 난 뒤부터 개인기를 배우려는 제자들이 늘었다”고 말한다. 14명의 중3이 모두 서울 경희고, 중앙대부속고 등으로 진학이 확정됐고, 때마침 초등부에서 중학부로 14명이 진학한다. 초등부에도 15명가량이 새로 입단할 예정이다. 최근 2명이 포르투갈의 명문클럽 스포르팅 리스본에 1차 입단 테스트를 봤는데 기술과 멘탈 부문에선 높이 평가받아 내년 5월 2차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김 감독은 “제자들 가운데 19세 이하 대표가 나왔지만 A대표팀 멤버는 없는데 조만간 나올 것 같다. 대표 선수를 길러내 한국 축구 발전에 일조한다는 보람에 유소년 지도자의 어려운 길을 걷는다”고 말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 페이스북
  • 트위터
  • URL 카피

중랑FC의 기적 이끈 임동진 감독

2015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 성황리에 막 내려

목록
이전게시글 다음게시글

아마추어

공동체의식부터 사랑까지!? 대통령배 유소년 대회가 낳은 것

아마추어

[생생화보] ‘유소녀 발굴의 장’ 여왕기 대회 현장으로!

아마추어

현대청운중 김광석 감독 “선수들의 기술과 체력 모두 합격”

아마추어

현대청운중 박나영, 여왕기에 등장한 골 넣는 수비수!

아마추어

포항여전고 양지민 “감독님께 혼난 대회... 골로 다 털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