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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한민국②] 이름마저 정겨운 박대한!

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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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닮은 박대한과 아버지를 닮은 박요한(우) ⓒ이세라

어머니를 닮은 박대한과 아버지를 닮은 박요한(우) ⓒ이세라

‘KFA리그’ 신문에서는 다문화가정 특집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축구로 하나되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 그리고 대한민국 속의 세계. ‘2012 대교눈높이 초중고리그’에서 맹활약중인 조금은 다른 외모의 ‘우리’ 선수들을 소개합니다.

아직은 골키퍼 장갑이 너무 커요~ ⓒ이세라

아직은 골키퍼 장갑이 너무 커요~ ⓒ이세라

‘어머니가 몰도바 사람이에요~’
누가 그를 외국인이라 하는가, 이름마저 정겨운 ‘박대한’

인천 석남서초에는 외국인 골키퍼가 있다? 틀렸다. 금발의 곱슬머리와 파란 눈동자의 선수지만 그는 완벽한 한국인이다. 이름마저 ‘박대한’이다.

박대한은 한국인 아버지와 몰도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를 닮아 서구적인 외모를 가졌다. 모든 것이 새로웠던 대한민국. 낯선 조국에서 그가 의지한 것은 ‘축구’였다.

박대한이 한국에 들어온 건 8살 때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할 시기지만 언어문제 때문에 어린이집에서 일 년간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듬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낯선 한국에서 박대한이 의지한 것은 ‘축구’였다. 어머니를 졸라 3학년 무렵 축구를 시작했고, 4학년이 되던 해에 석남서초로 적을 옮겼다.

"대한이는 어렸을 적부터 축구를 하고 싶어 했지만 우리가(부모) 반대했어요. 대한이가 매일 ‘엄마, 나는 축구 하고 싶다. 열심히 할 거다’라며 졸랐어요. 결국 허락했죠. 사실 처음에는 걱정이 컸어요."

"대한이가 저를 닮아 얼굴이 완전 외국인 얼굴이에요. 그래서 이 아이가 축구를 하면 친구들이 놀릴까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까봐 조마조마했죠. 이곳에(석남서초) 처음 왔을 때 감독님께서 ‘대한이가 외국인 얼굴이지만 우리와 똑같다고 생각해야 된다’고 아이들에게 소개했어요.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아이들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요. 이제 걱정 안 해요. 축구시키길 정말 잘했어요.” -박대한 어머니 비오리카 씨

박대한은 필드 선수로 축구를 시작했지만 작년부터 골키퍼로 보직을 바꿨다. 마냥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박대한에게 골키퍼 장갑은 낯설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동료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포지션인 만큼 박대한의 말수도 현저히 늘었고, 둘도 없이 의지할 동료도 얻었다. 그리고 ‘골대’라는 새로운 무대도 생겼다.

“축구를 시작하게 되어 너무 좋았어요. 4학년 때 석남서초로 스카우트 됐을 때 기분은 더 좋았고요. 감독님의 권유로 작년에 골키퍼로 옮겼어요. 골키퍼가 말을 많이 해야 하잖아요. 지금도 친구들이랑 잘 지내지만 더 친해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고쳐야 할 점이 많은데 수비 선수들이 앞에서 잘해줘서 고마워요. 특히 골키퍼 동료인 동근이(이동근, 6학년)에게 고마워요. 처음에 골키퍼를 혼자해서 힘들었는데 동근이와 함께 골키퍼를 하면서 훈련이 더 재미있고 든든하게 느껴져요.” -박대한

“사실 대한이가 골키퍼로 옮기고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아이가 실수했을 때 같이 속상했죠. 골키퍼로 처음 게임을 뛴 날 대한이가 집에와서 골 먹었다며 울고불고 했어요. 그때 “대한아 너 지금 시작이야. 좀 더 노력하면 골 안 먹을 수 있어“라고 위로해줬던 날이 생각나네요.(웃음)” -어머니 비오리카 씨

축구를 통해 아이가 밝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 비오리카 씨도 위로를 얻었다.
아들의 축구를 반대했던 것은 기우였다. 팀의 ‘수문장’이 되어 골문을 지키는 아들의 모습이 비오리카 씨에게는 세상 그 누구보다 든든하기만 하다.

“대한이가 원래 소심하거나 소극적인 성격은 아니었지만 축구를 시작하고 더 활발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더 남자다워 졌어요.(웃음) 우리 아들 정말 든든해요!“

“대한아! 네가 무슨 꿈을 꾸더라도 엄마는 그 꿈 끝까지 따라갈 테니까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해요. 엄마가 열심히 응원할게요.”

선배들과 함께 하는 훈련을 즐거워~ ⓒ이세라

선배들과 함께 하는 훈련을 즐거워~ ⓒ이세라

외롭지 않게 다가와 숲이 되어준 ‘동료’

박대한이 ‘축구’를 통해 얻은 또 다른 소득은 바로 ‘우정’이다. 경기장에서는 열명의 든든한 동료가 그의 앞을 지켜주고, 훈련에는 둘도 없는 친구인 이동근이 늘 함께 한다.

인천남동구청유소년팀과의 리그 9라운드 경기를 앞두고도 박대한은 동갑내기 동료 골키퍼인 이동근과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을 돕기 위해 졸업한 선배인 진영우와 조예찬(부평동중, 1학년)도 팔을 걷어붙였다. 골키퍼 코치의 빈자리를 대신 메우러 모교까지 달려와준 것.

“대한이가 처음 축구부에 왔을 때 깜짝 놀랐죠. 외국인인 줄 알았어요. 한국말을 엄청 잘해서 두 번 놀랐죠.(웃음) 저는 초등학교 때 골키퍼도 봐서 더 친했어요. 오늘은 중요한 경기여서 말도 많이 하면서 긴장도 풀어주고 힘도 줬어요.” -진영우

“처음 왔을 때 어색하고 그런 건 없었어요. 성격도 밝아서 애들 이랑도 잘 어울려요. 대한이는 그냥 한국 사람이에요. 먹는 것도 그냥 딱 한국 사람이에요.(웃음)”-조예찬

“맞아요. 대한이는 김치 없으면 밥을 못 먹어요!(웃음) 게임을 뛰면 상대편 애들이 대한이보고 외국인이라고 수군대고 놀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희 동료들이 우리 팀 골키퍼는 한국인이라고 가서 꼭 말해줘요.” -이동근

첫 인상은 낯설었지만 그들은 한 길을 걸으며 서로 의지하는 ‘동료’로 거듭났다. 진영우, 조예찬 이동근은 이제 누구보다 박대한의 꿈을 응원한다.

“대한아! 앞으로 네가 좋아하는 축구 포기하지 말고 지금처럼 열심히 해서 좋은 축구선수가 되길 바란다.” -조예찬

“대한아! 5학년 때 키퍼로 바꿔서 힘들었을 텐데 자신감을 더 가지고 플레이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위치 선정에 좀 더 신경 쓰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파이팅 박대한!” -진영우

“대한아! 우리 전반 후반 나눠서 게임 뛰잖아. 내가 후반전에 들어가서 긴장하지 않도록 전반전 잘 뛰어줘! 학교에서도 친구들 더 많이 사귀었으면 좋겠다. 내년이면 졸업인데 우리 축구부 생활 같이 하면서 재밌는 추억 더 많이 만들자!” -이동근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을 가르쳐준 동료들 ⓒ이세라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을 가르쳐준 동료들 ⓒ이세라

그가 꾸는 꿈, ‘대한민국 축구선수. 박대한

한국에 와 모든 것이 낯설었던 박대한에게 축구는 위로였고 행복이었다. 이제 그에게 축구는 ‘꿈’이다. 박대한은 축구선수를 꿈꾼다. 더 이상 특별한 시선이 아닌 진심으로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축구’로 갚아나가고자 한다.

“열심히 해서 최고의 골키퍼가 될 거예요. 저는 정말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아빠의 나라이자 제 나라인 대한민국 축구 선수 말이에요.”

“엄마, 아빠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어서 보답할게요. 감독님, 코치님 잘 가르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배워서 든든한 골키퍼가 되겠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도 잘 챙겨주는 영우 형, 예찬이 형 너무 고마워요. 앞으로도 더 가르쳐 주세요. 친구들아! 앞으로도 같이 운동하면서 재미있는 추억 많이 만들고 멋진 축구 선수가 되자!”

공을 안전하게 잡는 방법~ ⓒ이세라

공을 안전하게 잡는 방법~ ⓒ이세라

◎ 몰도바의 결혼식은 하루 반 나절~

유창한 한국어로 동료 어머니와 수다까지 나누는 모습은 영락 없는 대한민국 아줌마. 벌써 한국사람 다 된 비오리카 씨가 몰도바를 그리워하는 순간은?

“몰도바에서는 부활절 크리스마스가 한국에서의 설날이나 추석이에요. 몰도바의 명절은 아주 재미있어요. 동네 아이들이 와서 노래도 불러요. 그런데 한국 명절은 그렇게 활발한 모습이 아니에요. 조용히 지나가요.”

“그리고 몰도바 결혼식은 하루 반이에요. 한국은 한 시간 밖에 안 해요. 처음엔 언어와 문화가 달라 어려웠지만 지금은 적응 됐어요. 저는 몰도바에서 태어나 자란 외국인이지만 이제 한국은 내 나라예요.”


글=김한별 (KFA리그 신문)

* 'KFA리그‘ 신문 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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