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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SHIP] 신진호-전세진 키운 정재호 부양초 감독

등록일 : 2018.07.17 조회수 : 3019
1991년 창단한 구리 부양초등학교 축구부는 정재호 감독이 1994년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강호로 발돋움했다. 각종 전국대회를 우승했고, 능력 있는 선수도 배출했다. 대표적인 출신 선수는 신진호(30, FC서울)와 전세진(19, 수원삼성)이다. 잠시 구리중학교 감독(1997~2001년)을 지냈던 시간을 제외하면 20년 동안 부양초에서 머문 정 감독은 “다른 데 갈 능력이 없어서 눌러 있다 보니 20년이나 됐다”며 겸손해했다.

제1원칙,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정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전세진이다. 전세진이 가장 유명한 선수로 컸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지도로 따지면 구리중학교 감독 시절 1년 동안 함께 했던 신진호가 앞선다. 그럼에도 정 감독이 전세진을 특별하게 기억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세진이는 우여곡절 끝에 스카우트하게 돼 남다른 선수죠. 그리고 지도자로서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이기도 해요. 바로 칭찬이 선수에게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준 선수예요. 세진이는 그라운드에서 걱정이나 두려움이 별로 없었어요. 뭘 해도 감독이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격려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에요. 그때나 지금이나 세진이는 상황 판단 능력이 뛰어난데 아마도 칭찬이 세진이의 그런 능력을 더 키운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편집자 주 : 참고로 전세진을 앞세운 부양초는 2010년 초등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이승우가 버틴 대동초와 만나 전·후반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대동초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당시 전세진이 5학년, 이승우가 6학년이었다. 이 경기에서 전세진이 혼자 두 골을 넣었다.)

정 감독은 경기에 졌다고 해서 선수를 나무라지 않는다. 다만 경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질책한다. 그러나 질책을 할 때도 최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해 선수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노력한다. “어린 나이의 선수들은 감정적으로 다치기 쉽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정 감독은 칭찬거리를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너 슈팅 참 좋아졌다” “패스가 기막히게 들어갔어” 같은 칭찬은 기본이다. 하다못해 선수의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나면 “좋은 샴푸 쓰나 봐. 향기가 좋다”라며 선수의 기분을 ‘업’ 시켜준다. 정 감독은 “지도자가 뭔가 선수의 능력을 새롭게 만들어 내려고 하기보다는 칭찬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끄집어내는 것이 훨씬 쉬우면서도 강력한 지도법”이라고 말했다.

제2원칙, 열정이 식으면 그걸로 끝!
정 감독은 아직도 훈련을 할 때면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 나간다고 한다. 아이들과 준비 운동을 같이 하고, 훈련 시범도 직접 보인다. 정 감독처럼 하는 지도자들이 더러 있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선수들끼리 준비 운동을 하고, 훈련 시범은 코치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 감독은 이 모든 과정을 선수와 함께 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정 감독은 “자기는 그늘에서 짜장면 시켜 먹으면서 아이들에게 ‘훈련 똑바로 해라’고 하면 아이들이 말을 듣겠나. 지도자가 선수를 평가하지만 반대로 선수도 지도자를 평가하는 시대다. 나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도 축구화를 신고 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에 있어서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정 감독은 “인원수를 줄여서 하는 스몰사이드 게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몰사이드 게임을 하면 기본기 훈련, 패스 훈련, 수비 훈련도 함께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상황 판단 능력을 강조하는데 스몰사이드 게임이 판단력을 기르기에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훈련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정 감독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빛났다.

열정으로 25년을 버틴 정 감독은 그러나 “최근 들어 열정이 사라져 걱정”이라고 했다. 그동안은 축구 감독이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꼈고, 누가 뭐래도 자신의 역할에 자부심을 가졌는데 지금은 아니란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축구 지도자들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만 비치는 것 같다. 조금만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면 ‘혹사 시킨다’는 말이 나와 조심스럽다. 지도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7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오명철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