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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고치고, 캐릭터 내세우고’...K3리그 변신 주목하라

등록일 : 2018.02.14 조회수 : 12923
K3리그 구단들은 2018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 중이다.
축구팬들이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변화 때문이다. 경기 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외적인 변화도 포함된다.

‘2018 K3리그’가 오는 3월 24일에 막을 올린다. K3리그 어드밴스, K3리그 베이직에 참가하는 총 23팀은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에 매진 중이다. 동시에 각 구단 실무자들은 경기 외적인 변화를 통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실시한 K3리그 실무자 해외연수가 변화를 위한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9박 11일 간 일본(JFA, J3, JFL)과 독일(분데스리가 1, 분데스리가 2) 구단들의 지역 밀착 마케팅, 유스팀 운영, 시설관리 노하우 등을 접한 K3리그 실무진들은 연수를 통해 습득한 점들을 각 구단 색깔에 맞게 녹여내고 있다.

그라운드를 수놓는 선수들의 플레이뿐만 아니라 경기장, 연고지 곳곳에 숨겨진 구단의 향기를 찾는 것 또한 이번 ‘2018 K3리그’를 즐겁게 관전할 수 있는 포인트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는 본격적인 한국축구 디비전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자생력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인 K3리그 각 구단들의 2018 시즌 준비기를 들었다. 다가 올 ‘2018 K3리그’가 조금 더 흥미로워질 것이다.
라커룸에 구단 메인컬러인 오렌지색을 녹여낸 포천시민축구단
라커룸에 구단 정체성 입힌 포천
K3리그 최다 우승팀 포천시민축구단은 홈구장인 포천종합운동장 라커룸부터 손을 댔다. 그동안 포천종합운동장 선수 라커룸은 플라스틱 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라커룸이 아닌 창고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라커룸 전체를 뜯어고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커룸을 참고해 포천 구단의 상징인 오렌지색을 메인 컬러로 배치하고, 휴식공간과 수납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대형 냉장고도 배치했다. K3리그가 아닌 프로 구단의 홈구장 라커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 라커룸은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포천 이광덕 본부장은 지난해 K3리그 실무자 해외연수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일본과 독일은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오면서부터 구단에 대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외적인 부분보다는 경기 자체에만 신경 쓰고 있다. 연수를 통해 보고 느낀 걸 모두 도입하고 싶었지만 K3리그 여건 상 불가능하기에 일단 라커룸부터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경기의 시작과 끝인 라커룸은 구단의 상징이다.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으로 그라운드에 나갈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라커룸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본부장은 “우리 구단의 메인 컬러인 오렌지색이 들어가 있는 라커룸을 만들었다. 잡생각은 떨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단의 정체성을 넣었다”고 했다.

비용은 대략 1,000만 원이 들었다. 외부 업체에 맡긴다면 1,0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구단 자체적으로 목수를 고용했고, 임원들이 직접 나섰다. 기간은 약 한 달 정도였다. 이 본부장은 “오렌지색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구단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부터 시행하려 한다. 모든 걸 다하기에는 K3리그 구단으로서 쉽지는 않겠지만, 하나씩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시민축구단은 고릴라 캐릭터인 '아둥가'를 엠블럼에 넣었다. 왼쪽은 변경 전 엠블럼, 오른쪽은 변경 후의 엠블럼이다.
공격적인 마케팅 펼치는 평택
평택시민축구단은 올 시즌 엠블럼을 교체했다. 파란색과 하늘색이 메인컬러인 건 변함이 없지만, 귀여운 고릴라 캐릭터 ‘아둥가’가 추가됐다. 평택은 캐릭터 업체와 제휴를 맺고 ‘아둥가’를 활용한 상품화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평택 한광민 사무국장은 “기존에는 단순히 평택시와 관련되어 있는 걸 모티브로 따와서 형상화했다면, 이제는 엠블럼에 친숙한 캐릭터를 넣고 그 캐릭터를 활용해 머플러나 인형 등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독일 연수를 통해 한 사무국장은 관람 문화에 주목했다. “일본과 독일은 축구장에 와서 단순히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구단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K3리그의 경우 경기 수준은 프로와의 경쟁에서 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경기 수준으로 어필하기 보다는 지역민들이 경기장에 와서 직접 구단의 문화를 체험하고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상품화 사업을 2018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도 바로 이 것이다. 귀여운 고릴라를 통해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호기심이 관심으로 바뀌었을 때 자연스럽게 축구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평택에 맞는 ‘아둥가’의 스토리도 짰다.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고릴라 ‘아둥가’가 TV에서 한국에 살고 있는 예쁜 고릴라를 보게 되고, 그 고릴라를 찾기 위해 유명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평택에 입단했다는 내용이다. 어린이들이 충분히 흥미를 가질만하다.

또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김건모의 ‘서울의 달’ 등 히트곡들을 연달아 작곡한 최준영 작곡가와 손을 잡고 구단 응원가도 새롭게 만들 예정이다. 한 사무국장은 “비록 K3리그 구단은 프로처럼 많은 비용을 들이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일본과 독일은 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경기장 곳곳에 마련했는데, 우리도 이를 통해 K3리그 지역 밀착 마케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창단 3개월 만에 금석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낸 전주시민축구단 U-15팀
유소년 기틀 다지는 전주, 지역 밀착 나선 시흥
유소년팀은 구단이 성장하기 위한 원동력이다. 유소년이 강해야 팀 전체가 강해질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프로에 비해 재정 여건 상 열악한 K3리그도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있다. 전주시민축구단이 대표적이다. 전주시민축구단 U-15팀은 최근 열린 금석배 전국 중학생 축구대회에서 K리그2(챌린지) 안산그리너스 U-15팀을 1-0으로 이기며 대회 최대 이변으로 주목받았다.

전주시민축구단 U-15팀과 U-12팀은 지난해 11월 창단했다. 전주시민축구단 고병권 단장은 “일본, 독일 연수를 다녀온 뒤 팀의 성장을 위해서는 유소년팀부터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소년 선수들은 팀에 대한 애착이 있다 보니 분명 지역 밀착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창단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석배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에 전주시민축구단은 이에 탄력 받아 올해 U-18팀도 창단할 계획이다. 물론 유소년팀을 활용해 구단을 알리는데도 집중한다는 각오다.

시흥시민축구단도 평택시민축구단처럼 올해 엠블럼을 교체했다. 시민구단의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시와 함께 100년을 가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엠블럼에 시흥시 로고를 넣었다. 시흥시민축구단 권태우 사무국장은 “일본 연수 당시 구단들에게 엠블럼의 의미가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물었다. 주로 시와 시민이 갖고 있는 특성을 엠블럼에 담았더라. 그래서 우리도 정체성을 다시 만들자고 했다. 아직 우리 구단은 창단 4년밖에 되지 않았고, 앞으로 100년을 시흥시와 함께 가야하는 구단이니 시의 로고를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시흥시민들의 구단이라는 걸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시흥시민축구단은 관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외국과의 교류도 진행할 예정이다. 권 사무국장은 “이미 시흥시 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고 관내에 있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축구 수업을 진행 중이다. 장애우를 위한 수업도 펼치고 있다. 또 시흥은 지역 특성상 다문화 가족들이 많은데, 그래서 베트남 1부리그 사이곤FC와 올해 여름에 협약을 맺기 위해 논의 중이다. 올해부터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구단 차원의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포천시민축구단, 전주시민축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