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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깎고 심기일전한 이규혁 “U-20 월드컵 놓칠 수 없죠”

등록일 : 2017.09.14 조회수 : 10375
U-18 대표팀 수비수 이규혁(신갈고)
“초심을 찾기 위해 머리를 깎았어요.” 앳된 모습이 채 가시지 않은 이규혁(18, 신갈고)이 머리를 긁적이며 환하게 웃었다.

수비수 이규혁은 한국 U-18 대표팀의 일원으로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추계 전지훈련에 매진 중이다. 17일까지 파주 NFC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18일 스페인으로 출국해 해외 전지훈련(~30일)을 가질 예정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18 대표팀은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AFC U-19 챔피언십 예선을 준비 중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동티모르와 한 조에 속해있는 한국은 10개조로 편성된 예선에서 조 1위를 하거나 2위 팀 중 상위 5팀 안에 들면 내년 AFC U-19 챔피언십 본선에 나선다.

2019년 U-20 월드컵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예선전을 대비한 이번 전지훈련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이유다. 1차 소집훈련(경주), 2차 소집훈련(파주)에 참가했지만 3차 소집훈련(목포)에는 빠졌던 이규혁은 그래서 파주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그가 머리를 깎은 이유도 비슷했다. “옛날에는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많았는데 졸업할 때쯤 되니까 마음을 자꾸 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목포 소집훈련도 못 갔고요. 초심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머리를 밀고 들어왔어요.”

다시 돌아온 파주, 이규혁은 감격스러워했다. 하지만 태극마크가 주는 긴장감은 잊지 않았다. “대표팀은 언제나 좋아요. 좋지만 부담도 되죠.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요. 못하면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잖아요. 물론 경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이겨내야죠. 이번에 스페인을 가는데, 처음 가는 곳이라서 그런지 기대가 커요. 최대한 잘해서 눈에 들고 싶어요.”

이규혁의 장점은 수비수임에도 날카로운 공격 본능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이규혁은 공격,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다. 현재 포지션인 측면 수비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섰다. 신갈고 이기범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을 번경했는데, 이규혁에게는 꽤 잘 맞았다.
8월에 열린 제 40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규혁
“초등학교 때는 공격수, 중학교 때는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윙포워드를 섰어요. 2학년 때부터 측면 수비수가 됐죠. 지난해부터 대표팀에서는 꾸준히 측면 수비수를 섰던 것 같아요. 사실 소속 팀에서는 멀티 포지션으로 재미있게 훈련과 경기를 할 수 있는데, 대표팀에서 멀티 포지션을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죠.”

“감독님의 권유로 측면 수비수가 됐는데 생각보다 잘 맞는 것 같아요. 빌드업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좋아요. 미드필더나 센터포워드는 공을 잡으면 등을 지는 플레이를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측면 수비수는 공을 잡으면 앞을 볼 수 있어요. 제가 원하는 침투 플레이와 압박 등을 할 수 있죠.”

날카로운 공격 본능은 팀을 살리기도 했다. 이규혁이 소속된 신갈고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경남 고성에서 열린 ‘제 40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전국고교축구대회’ 창원기계공고와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약 5년 만에 차지한 전국대회 우승이다. 이규혁은 이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영웅이 됐다.

“예선 첫 경기가 언남고였어요. 센 팀이잖아요. 저희 팀(신갈고)이 올해 약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준비를 철저히 했죠. 그런데 2-1로 이겼어요. 저희는 감독님과 미팅하면서 저희를 바라보는 안 좋은 시선들을 바꾸고 싶었어요. 반드시 이기겠다는 다짐을 했죠. 창원기계공고와의 결승전도 고비였어요. 준결승을 치른 다음 날 바로 결승을 한 탓에 쉬지 못했죠. 날씨도 너무 더웠고요. 그런데 두들기다 보니 결국 골이 들어갔어요. 정말 기분 좋았어요.”

이규혁의 꿈은 거창하지 않다. 일단 2년 뒤에 열리는 U-20 월드컵에 나가고, 이후에는 축구를 통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뭐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게 잘 됐으면 좋겠어요. 은퇴하면 ‘제 2의 이규혁’을 꿈꾸는 후배들도 많았으면 하고요. 돈도 많이 벌고 싶어요(웃음). 축구로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어느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과정들이 있잖아요. 처음부터 높은 곳을 보기에는 제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안 다치고 천천히 나아가고 싶어요.”

“물론 U-20 월드컵은 놓칠 수 없죠. 그것만큼은 제 욕심이 분명해요. 올해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을 보면서 ‘나도 저기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신갈고 출신 선배(윤종규)를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죠. 부모님께도 제가 U-20 월드컵에서 당당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요즘엔 제가 U-20 월드컵에서 뛰는 상상을 정말 많이 하고 있습니다(웃음).”

파주=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안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