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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림 “병상서 본 U-20 여자월드컵, 내년엔 뛰어야죠”

등록일 : 2017.09.14 조회수 : 3146
U-19 여자대표팀의 주장 강채림은 자신의 두 번째 U-19 여자챔피언십을 준비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요? 이름만 들어서는 왠지 파아란 바다가 있을 것 같은데... 맞나요?”

지난해 4월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난 고등학생 강채림(19, 고려대)은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파푸아뉴기니 U-20 여자월드컵’ 무대에 선 자신을 그리고 있었다. 당시 U-20 여자대표팀의 막내였던 강채림을 1년 5개월이 지나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났다. 강채림은 U-19 여자대표팀의 주장이 돼 10월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여자챔피언십’을 준비하고 있다.

강채림에게는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U-19 여자챔피언십이다. 당시 한국은 3위를 차지해 U-20 여자월드컵 진출 티켓을 얻었고, 지난해 11월 파푸아뉴기니로 향했다. 강채림도 함께였다. 하지만 강채림은 파푸아뉴기니에서 첫 현지 훈련에 참가하던 우측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입었고, 결국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정성천 감독은 누구보다도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이 클 강채림에게 U-19 여자대표팀의 주장을 맡겼다. 스무살 대학생이 된 강채림은 한껏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꿈을 꾸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U-19 여자챔피언십이라는 관문을 넘어 내년 U-20 여자월드컵이 열리는 프랑스 땅을 밟는 것이 강채림의 목표다.
지난해 11월 파푸아뉴기니에서의 강채림(오른쪽)과 장창. 강채림은 목발을 짚고 있다.
-5차 훈련이 막바지인데요(U-19 여자대표팀은 13일까지 파주 NFC에서 5차 훈련을 가졌고, 19일부터 경주에서 최종 훈련을 진행한다). 분위기는 어떤가요?
처음 소집했을 때에 비해 조직적인 면이 계속 발전하는 것 같아요. 좋은 분위기로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최종 훈련 때는 더 힘든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다 같이 잘 이겨내야죠.

-2년 전에도 U-19 여자챔피언십에 참가했었어요. 마음가짐이 달라진 점이 있나요?
그때는 언니들이 옆에서 긴장된다고 할 때도 솔직히 저한테는 그런 부담감이 없었어요. 동생으로서 편하게 따라가는 입장이었죠. 지금은 제일 언니로서 애들을 끌고 가야하니까, 지금부터도 벌써 부담감이 생기고 긴장도 되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요.

-함께 했던 언니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겠네요?
제가 막내일 때 (박)예은(21, 경주한수원) 언니랑 (장)창(21, 고려대)이 언니가 많이 챙겨줬어요. ‘이제는 네가 잘 이끌어서 해야 한다’고 ‘네가 언제 프랑스 가보겠냐’고(웃음) 하면서 월드컵 티켓 꼭 따라고 응원을 많이 해줘요.

-지난해에는 U-20 여자월드컵에 참가하러 파푸아뉴기니까지 갔다가 부상을 당했어요.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맞아요. 마지막 관문까지 다 거쳐서 갔는데,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다쳐가지고...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이 더 생긴 것 같아요. 더 잘하고 싶어요. 그래도 과거에 연연하지는 않으려고요. 저한테는 한 번 더 기회가 온 거니까, 이번 기회를 잡아야죠. 작년 일은 이미 흘러간 일이니까요.

-처음으로 세계무대에서 뛸 수 있었던 기회였던 터라 많이 아쉬웠을 것 같아요.
그때 세계무대를 밟아 봤다면 더 좋았겠죠. 한국에 와서도 중계 챙겨보고, 언니들이랑 영상통화도 하고 그랬어요. 언니들이 더 많이 아쉬워해줬거든요. 월드컵 가기 전부터 (장)창이 언니랑 같이 부푼 꿈이 많았거든요. 세리머니도 같이 하고 그런 것들이요. 제가 같이 하지 못하게 되가지고... 멕시코랑 한 1차전은 관중석에서 지켜봤는데, 언니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해서는 저를 찾는 거 같아서 막 손 흔들고 그랬어요. 언니들이 저를 위해서 뛰겠다고 얘기도 많이 해주고 해서 뭉클했어요. 창이 언니가 골 넣고 나한테 어떤 세리머니를 해줄까 그런 기대도 하고요(웃음). 결과가 아쉬워서(0-2 패) 안쓰럽기도 했어요. 준비한 게 다 안 나온 걸 저는 아니까요. 독일이랑 한 3차전은 한국에서 수술한 뒤에 봤어요. 하반신 마취 때문에 누워서 휴대폰으로 본 기억이 나요. 보면서 제가 저기서 뛰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큰 부상이라 재활 과정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 때 다쳤던 무릎을 또 다친 거였어요. 한국에 오자마자 수술을 해서 재활을 5개월 정도 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렇게 또 힘든 재활을 시작하는 건가 싶었는데, 어느 정도 몸이 올라오니까 다시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다시 온 것 같아요. 지금 몸 상태는 아직 다치기 전만큼은 아니지만, 80퍼센트 정도는 올라온 것 같아요. 다음 달까지는 100퍼센트로 올려야죠. 더 할 수 있다면 120퍼센트로...(웃음)

-이번 U-19 여자챔피언십에서 3위 안에 들어 U-20 여자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고, 프랑스에 가서 그라운드를 밟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요?
생각만 해도 설레요. 긴장도 되겠지만 설레는 마음이 클 것 같아요. 작년의 아쉬움이 있으니까, 기분이 정말 묘할 것 같아요. 언니들 생각도 많이 날 것 같고...
강채림은 U-19 여자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편안하고 유쾌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올해 대학생이 됐어요. 대학생활은 어떤가요?
대학생이 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라고요(웃음). 대학교라 하면 캠퍼스의 로망 같은 게 있었는데, 그냥 수업 듣고, 과제하기 바쁘더라고요. 고등학교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PPT 만들고 발표하는 것들은 고등학교 때도 좀 해봤는데, 글 써서 내는 과제가 제일 힘들어요. (장)창이 언니도 대표팀에서만 잘해줬지, 같은 팀 되니까 별로 도와주는 것도 없고...(웃음)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의 축구는 어떻게 다르던가요? 박예은 선수 같은 경우에는 올해부터 실업리그(WK리그)에서 뛰고 있는데요.
확실히 단계가 올라갈수록 경기 템포가 빨라져서 어려워요. 선수들 개개인의 수준 차이도 줄어들고요. 그게 재미있기도 하면서 어려워요. 대학교랑 WK리그는 또 확 다르겠죠? (박)예은 언니가 몸소 체험하고는 정말 다르다고, 빨리 와서 직접 느껴보라고 그러더라고요. 처음에는 언니도 되게 힘들어했는데, 요즘은 적응도 하고 경주한수원도 성적이 좋아져서 그런지 얼굴이 폈더라고요(웃음). 대표팀에 와서 실업팀 언니들이랑 연습경기도 해봤는데, 언니들이 가진 연륜, 여유 같은 것들이 확 느껴졌어요. 고등학생 애들은 더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단계마다 그만큼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축구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어렸을 때 아빠 조기축구를 따라다니면서 축구를 접했어요. 재미있어서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남자축구부에 들어갔다가, 4학년 때 송파초등학교로 전학을 가서 여자축구부에 들어가게 됐어요. 엄마께서 처음에는 축구선수를 한다는 걸 반대하셨죠. 지금도 그렇지만 여자가 축구한다는 거에 대한 인식이 그때는 더 좋지 않았잖아요. 그래도 지금은 좋아하시고 응원해주세요. (강채림은 이후 오주중과 동산정산고를 거쳐 올해 고려대에 입학했다.)

-좋아하거나 닮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요?
네이마르를 좋아해요. 스피드가 있으면서 볼 다루는 테크닉이 좋아요. 플레이가 매력 있어요. 부상 때문에 축구 못하고 있을 때 네이마르 스페셜 영상을 보면서 대리만족했어요. 나도 해볼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요. 실제로 해보려니까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이번에 U-19 여자대표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어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밥시간 알려주는 거(웃음)? 동료들한테 편한 주장이 되려고 해요. 동생들한테도 먼저 많이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언니들이 저한테 해줬던 것처럼요.

-3위 안에 드는 것 말고도 이번 U-19 여자챔피언십에서 목표로 하는 것이 있나요?
일단 월드컵 티켓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생각하려고요. 우리 애들이 다 열심히 하고 있고 감독님 스타일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첫 경기를 호주랑 하는데, 첫 경기를 이기면 다음 경기들도 잘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 일단 월드컵 티켓을 따고 나면 그 다음에는 더 높은 곳, 그러니까 우승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나씩 차근차근 이뤄가고 싶어요.

-이제 최종 훈련만이 남아있어요. 남은 시간 동안 어떤 점을 더 보완하고 싶나요?
국제 대회를 경험해본 선수들이 아직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이번 대회의 중요성이나 무게감 같은 것을 놓치기 쉬운데, 선수들 모두 간절함을 마음속에 가지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뭉치는 것. 감독님도 항상 강조하시거든요. 우리가 월드컵에 가야하는 이유, 책임감 같은 것들이요. 모두 같은 마음을 갖고 대회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여자축구가 팀 해체 등 어려운 일들이 많은 상황이잖아요. 중요한 타이밍에 저희한테 무언가 큰 과제가 떨어진 기분이에요. 꼭 잘했으면 좋겠어요. 꼭 잘해야죠.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