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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분석] 플랜 A 갖춘 신태용호, 이젠 디테일에 집중할 때

등록일 : 2018.01.08 조회수 : 10319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2017 EAFF E-1 풋볼 챔피언십(옛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백미는 일본과의 3차전이엇다. 대표팀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이며 4-1 완승을 이끌었다. 4-4-2는 이제 대표팀에 딱 맞는 옷처럼 보인다.

월드컵 본선의 플랜 A, 4-4-2
한국이 내세운 4-4-2 포메이션은 일본의 패싱 축구를 압도할 만큼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이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2진으로 구성돼 한국이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지나치게 짠 평가다.

한국은 투톱에 김신욱, 이근호를 세워 제공권과 기동력을 동시에 활용했다. 중원에는 신장이 크지 않지만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들(김민우, 주세종, 정우영, 이재성)을 배치해 일본의 패싱 플레이를 무력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수비 시에는 4-4-2의 정석인 두줄 수비를 선보였다.

4-4-2 포메이션은 단순한 전술이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단순하고, 선수들도 이해하기 쉽다. 간격 유지만 제대로 된다면 효율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최전방과 최후방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협력수비를 하기도 용이하다. 역습을 할 때도 짧은 거리 안에 많은 선수가 있어 빠른 공격가담이 가능하다. 일본전에서는 이 모든 장점이 잘 나왔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건 선수들이 4-4-2를 편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정우영은 한일전을 마친 후 “우리는 11월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다. 4-4-2는 심플한 전술이다. 세 줄로 딱 맞출 수 있고, 우리가 간격을 조절할 때도 좋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지난 11월 콜롬비아(2-1 승), 세르비아(1-1 무)와의 경기를 마치고 한 말도 이와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4-4-2도 요술 방망이는 아니다. 4-4-2는 일자 형태의 지역방어를 하기 때문에 라인이 맞지 않거나 협력 수비가 되지 않으면 개인기가 좋은 선수에게 단번에 돌파 당할 위험성이 있다. 또한 경기 내내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려면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신태용 감독이 일본전 후반에 이재성을 빼고 정승현을 투입하며 스리백 형태를 취한 것도 아마 체력 안배를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차례로 만난다. 세 팀 모두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뛰어난 팀이다. 이들을 상대하려면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이 필요하다. 4-4-2는 이러한 플레잉 스타일에 특화된 포메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김신욱 활용과 수비 보완이 필요하다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려면 스웨덴과 멕시코를 밀어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김신욱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본다. 멕시코 대표팀은 키가 작은 선수들이 빠른 공격을 시도하는 팀이다. 수비진에서는 190cm가 넘는 중앙 수비수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멕시코전에서 197cm 장신 김신욱이 손흥민과 짝을 이뤄 제공권과 공간 활용을 동시에 준비하면 좋은 공격 옵션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월드컵을 준비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수비의 안정감 없이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도 수비에서 문제점이 노출됐다. 특히 측면 크로스가 올라올 때 수비수들의 위치선정이 적절치 않아 실점하거나 위기를 맞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나온 2실점이 모두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플랜 A가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신 감독 입장에서는 앞으로 몇 가지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측면 수비수의 역할이다. 이들을 수비에 치중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도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스리백, 전담 마크맨 배치와 같은 플랜 B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도 남은 기간 동안의 숙제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월호 ‘TACTICAL ANAYSIS‘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구술=허정재(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정리=오명철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