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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분석] 단판 승부는 때론 모험이 필요하다

등록일 : 2017.09.06 조회수 : 438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가 2017 하나은행 FA컵에서 K리그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에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 전남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전남이 투톱 카드를 꺼냈더라면 어땠을까.

투 스트라이커라면 어땠을까?
결과는 부산 아이파크의 승리였지만 전남이 충분히 역전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운도 없었고, 전술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전남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이 경기에서 변화를 꾀할 여지가 많지 않았다. 일단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았다. 유고비치, 페체신, 최효진 등 주축 다수를 부상으로 쓸 수 없었다. 다음 리그 경기도 중요한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미드필더 김재성을 수혈한 것에 그쳤다. 노상래 전남 감독 입장에서는 FA컵에 올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의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다. 1-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상황에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변화가 늦었다. 물론 대기자 명단에 공격수는 많지 않앗다. 후반에 전남이 너무 완벽한 찬스를 만들려다가 슈팅 타이밍을 놓친 장면도 보였다.

전남은 이날 공격할 때 양 사이드가 좁혀서 4-3-3 형태로 플레이를 했는데 패싱 플레이에는 도움이 됐지만 파괴력이 떨어졌다. 이날 배천석이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26분 배천석 대신 자일이 투입됐으나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남이 투 스트라이커를 썼다면 어땠을까. FA컵은 단판 승부다. 뒤지고 있을 때는 모험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부산의 중앙 수비를 맡은 홍진기와 모라이스는 높이와 힘을 갖추고 있지만 스피드가 부족하고, 빌드업도 아주 잘 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배천석과 자일이 같이 들어가서 상대 수비진과 몸싸움을 해주는 사이 2선의 빠른 발을 가진 허용준, 김영욱 등이 빈 공간을 활용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중앙에 투 스트라이커가 들어가면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고, 그러면 자연히 실수도 나올 수 있다. 투 스트라이커를 쓰면 중원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단판 승부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모험을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아쉬움과는 별개로 전남은 나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후반에는 경기를 뒤집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뛰던 선수들이 휴식 없이 계속 들어와서 그런지 체력적으로 부산을 따라가지 못했다.

부산의 선전이 기대된다
전남과 달리 부산은 이날 경기에 새로 들어온 선수가 꽤 있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공격수 레오, 미드필더 이재권, 수비수 이준희가 선발 출전했다. 그동안 많이 출전하지 못했던 홍진기도 출전 기회를 얻었다. 부산은 전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운영의 폭이 넓었다.

조진호 부산 감독이 어떤 축구를 추구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조 감독이 매 경기 상대에 대응하는 전술을 잘 준비하고, 젊은 선수들과 능숙하게 소통하며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FA컵에서는 3경기 연속 K리그 클래식 팀(서울, 포항, 전남)을 잡으며 선전하고 있다.

부산은 전남과의 경기에서 전반에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가 후반에 4-1-4-1로 약간의 변화를 줬다. 2-1로 한 골 앞선 채 후반을 맞이했기 때문에 미드필더 숫자를 많이 두고 지키다가 빠른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린 변화가 주효했다. 이재권이 원 볼란치로서 역할을 잘 해줬다. 이재권은 내가 대구에서 감독을 할 때 데리고 있던 선수다. 체력이나 제공권이 좋지는 않지만 영리하게 볼을 차는 스타일이다. 이날 경기에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준 것 같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9월호 ‘TACTICAL ANALYSIS‘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구술=이영진(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정리=오명철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