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Korea Football Association
bla~bla~

뉴스룸

home 뉴스룸 칼럼

칼럼

[전술분석] 울산 호랑이의 촘촘한 수비, 한 골차 승리를 낚다

등록일 : 2017.08.04 조회수 : 943

울산 현대가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 강원을 1-0으로 물리치면서 프로축구 사상 첫 팀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23라운드 현재 선두 전북과는 승점 5점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의 시즌 성적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울산의 득실차는 -1(24득점 25실점)이다. 득실차가 마이너스인데도 2위를 유지하고 있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중원과 포백의 좁은 간격
울산이 리그에서 거둔 12승 중 11승을 한 골차 승리로 따낸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시즌 초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탈락하는 수모를 맛봤고, 간간히 대패(7라운드 vs 전남 0-5패, 19라운드 vs 전북 0-4패)를 당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울산은 저력이 있는 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울산이 득실차가 마이너스임에도 2위를 지키고, 한 골차 승리를 계속 따내는 원동력은 공수 밸런스 유지와 포백 라인의 안정감에서 찾을 수 있다. 울산은 이날 팀 수비라인을 하프라인보다 조금 밑으로 내리고 - 후반에는 수비 라인을 올리긴 했지만 - 포백과 미드필드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좁게 만들어 수비를 했다. 라인을 올려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친다거나 3선(혹은 4선)의 라인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보다는 자기 진영에서의 수비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런 선택이 나왔을 텐데 먼저 무더위와 빡빡한 일정을 고려했을 것이다. 원정 경기인데다 체력 부담이 큰 상황에서 무리한 전방압박을 시도했다가 후반에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또한 전반전의 선수 구성이나 강원의 대응을 봤을 때 패싱 플레이를 하기도 용이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대신 포백과 중원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 강원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고자 했다.

실제로 강원은 전반에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상대 지역에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불운도 따랐다. 전반 40분 임찬울이 부상을 당해 디에고를 투입하며 원치 않은 교체 카드를 썼다. 감독 입장에서는 부상으로 교체 카드를 사용하면 전략적 옵션을 하나 잃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원에게는 좋지 않은 흐름이었다.

울산 포백 라인의 안정감도 돋보였다. 특히 중앙 수비진은 이날 위치 선정이 좋았다. 강원의 측면 돌파에 의한 날카로운 크로스가 많았지만 중앙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이 좋아 중간 차단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정승현이 J리그 사간도스로 이적해 나가고, 최근 들어온 최규백이 아직 적응을 마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강민수와 리차드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울산은 팀 밸런스가 쉽사리 깨지지 않았다. 보통 공격 전환시 공격 패턴에 집중하다보면 밸런스가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울산은 공격을 할 때도 안정적으로 밸런스를 유지했다. 거리유지, 위치선정, 커버플레이 등이 잘 이뤄지며 팀으로서 승리를 따냈다.

적절했던 김도훈의 선수 교체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날 수비를 보강하기보다는 기동력이 떨어지는 미드필더를 교체하는데 집중했다. 후반 5분 수비형 미드필더 김성환 대신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정재용을 넣었고, 후반 11분에는 공격수 이종호 대신 미드필더 이영재를 투입했다. 체력이 떨어진 김성환 대신 정재용이 들어가 기동력을 강화했다. 이종호를 빼고 이영재가 들어가면서는 중원에 있던 타쿠마가 위로 올라가 공격에 집중했다. 타쿠마가 공격형 미드필더와 처진 스트라이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기에 가능한 교체였다. 이영재는 적절히 볼을 소유하며 템포를 조절하고, 측면으로 볼을 찔러주며 역습을 도왔다.

그리고 후반 막판에는 타쿠마 대신 오르샤가 들어갔다. 스피드가 좋은 오르샤를 투입하면서 수비를 보강하기보다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는 교체를 했다. 울산은 오르샤 투입 이후 김승준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강원은 오르샤를 앞세운 역습을 의식해 무작정 밀고 올라올 수는 없었다. 종료 직전 강원의 극단적인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김 감독의 전략적인 교체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8월호 ‘TACTICAL ANALYSIS‘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 이 글은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가 종료된 후 작성됐습니다.

구술=허정재(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정리=오명철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