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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FA컵은 우리에게 보너스이자 축제” 송월FC는 축제를 즐겼다!

2019-03-12 11:55:30 2,522


인천 중구 국민체육센터를 찾은 관중들이 송월FC와 동의대의 FA컵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전,후반 30분씩만 하면 안 되나? 우리 애들 45분 경기를 안 해서 퍼지는데...” 

“전반에 골키퍼 일대일 찬스만 들어갔어도 어찌 될지 몰랐을텐데 아쉽네.”

 

2019 KEB하나은행 FA컵 1라운드 경기가 열린 10일 인천 중구 국민체육센터. 디비전6 인천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FA컵에 나선 인천중구송월FC(이하 송월FC)를 응원하는 소리로 경기장이 시끌벅적했다. 이들은 경기 내내 파이팅을 외치고, 짜릿한 골 장면에 환호하고, 우스꽝스러운 동작에 폭소를 터뜨리며 경기를 즐겼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송월FC는 비록 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송월FC는 이날 춘계대학연맹전 16강에 진출했던 동의대학교와 맞붙었다. 모두가 동의대의 낙승을 예상했고, 실제 결과도 동의대의 3-1 승리였다. 하지만 경기를 실제로 지켜본 사람이라면 송월FC가 선전을 펼쳤으며 골운이 따랐다면 승리할 수도 있었다는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1-1로 동의대와 팽팽히 맞선 송월FC는 후반 막판 5분을 버티지 못하고 체력 저하로 두 골을 내주며 졌다. 그러나 누구도 고개 숙이지 않았다. 도전자 송월FC는 쏟아지는 박수 갈채를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송월FC를 응원하러 온 가족, 친지들은 한결같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송월FC는 인천 중구를 대표하는 생활축구팀이다.
 

송월FC는 인천 중구청 및 시 주관 동호인 대회에서 매번 우승을 차지하는 생활축구의 강팀이다. 생활축구 팀이라 하면 그저 ‘볼 좀 차는 조기 축구회’ 정도라 생각할 수 있지만, 송월FC에는 박재현, 유우람, 김용한 등 K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했던 프로 출신들도 다수 소속돼 있다. 지난해 디비전6 인천리그에서 5승 1무로 무패우승을 차지하며 FA컵 출전권을 따낸 송월FC는 즐거운 마음으로 FA컵 첫 도전에 나섰다.

 

경기 전 만난 진경수 송월FC 감독은 “선수들이 대부분 회사원이나 유소년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이어서 일주일에 한 번 모여 발을 맞춘다”며 “그래도 오늘 경기를 앞두고 일주일에 두 차례 체력훈련을 하며 준비했다. 젊은 친구들을 상대로 주력이나 체력이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니까 선수비 후역습을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FA컵 출전 자체가 영광스럽고 기쁘다. 승패보다는 모두가 오늘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월FC 박재현은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했다.
 

송월FC 선수들에게 FA컵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축제였다. 인천유나이티드 선수 시절 ‘미추홀 고릴라’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송월FC의 10번 박재현(39)은 “굉장히 즐거운 경기였고, 오랜만에 다시 선수가 된 느낌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인천 시절 이후 10년만의 FA컵이다. 디비전리그의 활성화로 선수 출신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박재현은 이날 압도적인 피지컬(?)을 내세워 볼을 간수하고, 킬패스를 찔러넣으며 왕년의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이번 경기가 더욱 특별했던 선수도 있었다. 송월FC의 골문을 지킨 골키퍼 김지성은 동의대 출신으로, 이날 경기를 통해 졸업 이후 10년 만에 후배들과 FA컵에서 맞붙었다. 김지성은 “남다른 느낌이었고, 후배들을 상대로 은퇴했다고 그냥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기술이나 체력에서 지기는 했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한 것 같아서 기쁘다”며 후배들이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를 응원하기도 했다.

 

경기 후 진 감독은 “10년 동안 여기 감독을 했는데 이 FA컵이라는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큰 소망이었다. 이 자리에 서게 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다치지 않고 즐거운 경기를 한 것에 만족한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송월FC 골키퍼 김지성의 모습.
 

송월FC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한결같이 다음을 기약했다. FA컵은 향후 디비전리그 참가팀에 문호를 넓힐 예정이다. 송월FC가 디비전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계속 FA컵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렇게 꾸준히 FA컵에 나서는 생활축구팀이 많아질수록 FA컵의 묘미인 '자이언트 킬링' '칼레의 기적'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번 FA컵 1라운드에는 송월FC를 포함한 10개의 생활축구팀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3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는 생활체육 팀 SMC 엔지니어링, 목포기독병원, FC동우화인켐을 포함해 대학 및 K3리그 34개 팀이 맞붙으며 오는 3월 15~17일에 개최된다.

 

인천 = 차재민 KFA 인턴기자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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