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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한희훈이 말하는 '반전 우승' 대구의 힘

2018-12-09 13:24:50 1,614



“솔직히 우리 대구FC가 FA컵 우승을 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8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가 울산현대를 3-0으로 누르고 합계 스코어 5-1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역사를 근사하게 장식한 것이다.

 

이날의 주인공은 최우수선수(MVP)이자 득점왕인 세징야와 김대원, 정승원 등 영건들이었다. 하지만 시즌 내내 풍파가 가득했던 대구를 꿋꿋이 뒤에서 받쳐온 선수가 있었다. 바로 주장 한희훈이다. FA컵 결승전 두 경기 모두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한희훈이지만 그는 시즌 내내 팀의 정신적 지주였다. 시상식에 이은 팬들과의 만남에서 주장 한희훈은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한희훈은 “휘슬이 딱 불리고, 시즌 초반 힘든 시간이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갔다. 우리 선수들이 진짜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서야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땄다는 게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대구는 시즌 초만 하더라도 K리그1의 강력한 강등후보였다. 리그 7경기 만에야 승전보를 전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반기에 기록한 승리는 단 1회에 불과했다. 시즌 초 부진을 떠올리며 한희훈은 “선수단 분위기나 경기 내용면에서는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면서 “다만 공격력이 아쉬웠다. (에드가 영입 전) 원톱의 부재에 갈증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우리는 후반기에 반전에 성공했고 그 기세를 몰아 FA컵 우승이라는 영예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희훈은 그 반전의 원천으로 휴식기, 그리고 에드가를 뽑았다. 한희훈은 “휴식기 때 정말 열심히 했다. 연습량만큼은 우리가 제일이었다. 남들이 10번 뛸 때 우리는 20번 뛰었고, 남들 편하게 쉴 때 우리는 백사장에서 죽도록 뛰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에드가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워낙 큰 역할을 해줬다. 젊은 선수들과 잘 어우러진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에드가는 후반기 대구 공격을 이끌며 전남과의 4강전, 울산과의 결승 1, 2차전에서 모두 골을 기록하는 최고의 결정력을 보였다.

 

영건들의 활약도 큰 몫을 했다. 한희훈은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이 미래가 밝고 능력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도 “시즌 초에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이 친구들을 밑에서 받쳐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세징야와 에드가가 몸소 이끌었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고 더 잘한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의 마지막 경기이자 대구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경기.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18,351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한희훈은 주장으로서 팬들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한희훈은 “선수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팬이다. 올해 힘들 때도, 좋을 때도 팬들이 경기장에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이제 새로운 여정을 떠나려 한다. 한 번 더 우리 팀을 믿고 경기장에 찾아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내년 시즌에는 더 큰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한희훈의 시선은 2019년으로 향해있었다. 한희훈은 “동계훈련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 이번 시즌처럼 힘들게 시작하지 않으려면 잘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음을 보였다. 주장으로서 대구의 미래인 어린 선수들에 대해서도 한 마디 남겼다. 한희훈은 “우리는 내년에 더 큰 목표가 생긴 셈”이라며 “(김)대원이나 (정)승원이가 지금 붙은 자신감을 쭉 이어가서 상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는 FA컵 우승을 통해 ACL이라는 큰 도전을 앞에 두게 됐다. 대구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멜버른 빅토리 등 만만치 않은 상대와 같은 조에 속했다. 한희훈은 “솔직히 우리 대구가 FA컵 우승을 할 줄 누가 알았겠느냐. 상상도 안해봤다”면서 “일단 16강 진출을 목표로 두겠다”고 밝혔다.

 

대구=박재웅 KFA 인턴기자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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