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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대표팀 박남열 감독 “2015월드컵 지금부터 시작”

2012-02-12 00:00:00 4,466

여자대표팀 데뷔전을 앞둔 박남열 감독 ⓒ손춘근



‘중국 4개국 초청대회’ 및 ‘키프로스컵’에 출전하는 여자대표팀이 지난 11일 오후 5시' 파주NFC에 소집했다. 여자대표팀은 이튿날 아침 곧바로 중국으로 출국한다.

이번 여자대표팀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바로 박남열(41) 감독 때문이다. WK리그 고양대교의 수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 1월부터 여자대표팀까지 겸임하게 됐다. 2009년 고양대교를 맡아 3년간 두 번의 리그를 제패한 그는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감독.

최고의 감독이 대표팀을 맡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시기가 애매하다. 참가할 대회가 없기 때문이다. 여자대표팀은 작년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예선에서 아쉽게 탈락해 올해는 참가할 대회가 없다. ‘중국 4개국 초청대회’와 ‘키프로스컵’은 친선의 성격이 강해 성적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눈 앞에 특정한 목표가 없으니 운영 역시 어수선할 수 밖에 없다. 계획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박 감독의 선임을 ‘중국 4개국 초청대회’와 ‘키프로스컵’을 넘기기 위한 ‘일회성 선임’이라는 지적도 나올 만 하다.




WK리그 최고의 감독 박남열 감독과 차연희 ⓒKFA 홍석균



“꿈 꾸던 대표팀 감독! 목표는 2015 여자월드컵”

훈련 없이 곧바로 대회에 참가하는 상황. 게다가 향후 연임 여부도 확실치 않기에 다소 맥 빠진 인터뷰가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박남열 감독은 야망과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먼저 불분명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야망을 밝혔다. 이번 대회를 치른 후' 소속팀 고양대교로 돌아가지만 여자대표팀 겸임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첫 대표팀 소집에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에서 대표팀을 향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꿈은 꾸고 있었죠. 언젠가는 대표팀 감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어요. 어느 분야든 대표팀 감독이 된다는 것은 최고가 됐다는 뜻이니까 자긍심이 있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를 주신다면 계속 맡을 의향이 있습니다.”

대표팀에 대한 애정은 다만 개인적인 욕심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벌써부터 목표를 설정하고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의 목표는 ‘2015 FIFA 여자월드컵’ 진출. 그러기 위해서는 2014년에 열릴 아시아예선 통과가 급선무다. 박 감독은 2년 후에 열릴 월드컵 예선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2년 뒤에 열릴 다음 월드컵 예선을 보고 (선수를) 뽑은 거에요.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나올 수도 있겠죠. 2~3년 뒤에 활약할 수 있는 어린 선수들을 많이 뽑았아요.”

“일본이 월드컵에서 우승했는데' 우리도 그만한 재능이 있어요. 그 재능을 가지고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죠. 2년이 남았는데 그 동안 선수들도' 저도 노력을 해야 합니다.”

박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18세 트리오 여민지' 김아름(이상 울산과학대)' 김나리(한양여대)를 전격 선발했다. 또한 U-20 여자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김혜리(서울시청)와 임선주(현대제철)' 서현숙(고양대교)을 불렀으며' 심서연과 이은미(이상 고양대교)' 권하늘(부산상무)' 조소현(현대제철) 등 기존 여자대표팀의 주축 선수들도 모두 호출했다. 박 감독은 이들을 주축으로 2015 여자월드컵을 준비할 생각임을 밝혔다.




WK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장미 ⓒ이상헌



‘최고스타’ 이장미의 부활을 기대하라!

박남열 감독은 지소연(고베 아이낙)' 여민지 등 차세대 선수들 외에 또 다른 선수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WK리그 원년 MVP이자 독일까지 진출했던 ‘최고스타’ 이장미(고양대교)다.

지소연과 여민지가 두각을 나타내기 전까지 여자축구 최고의 스타는 이장미였다. 현재도 여자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지소연' 여민지보다 이장미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순간마다 부상을 당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장미는 이대로 잊혀지기에는 분명 아쉬운 선수다.

소속팀에서 이장미를 자세히 지켜본 박남열 감독으로서는 이장미의 능력을 백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이장미의 활용법에 대해서는 구상을 해 놓은 듯 보였다.

“가장 기대하는 선수가 이장미예요. 지금까지는 실력이 뛰어남에도 부상으로 자기가 가진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지금부터는 대표팀의 주축으로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살려볼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세대교체를 미루는 것은 아니다. ‘2015 여자월드컵’에서 활약할 선수도 25세 전후가 되는 선수들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10년 U-20 여자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선수들이다. 여기에 이장미' 차연희(고양대교) 등의 고참 선수들과 여민지' 김아름 등의 신예선수들이 어무러져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박 감독의 의도다.

“현재 21~23살인 선수들이 7명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이 선수들이 주축이 돼서 융화가 잘 되면 고참과 중간' 그리고 신예들이 잘 융화가 될 것 같아요. 고참 선수들이 잘 해줘야 어린 선수들도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감독은 세대교체를 위한 세대교체를 경계했다. 세대교체를 위해 기존의 유능한 재능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여자대표팀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차세대 에이스 여민지 ⓒFIFA/Gettyimages



‘중국 초청대회’ 및 ‘키프로스컵’ “앞으로 가능성 보고 싶어”

박남열 감독은 WK리그의 승부사로 통한다. 그가 이끄는 고양대교는 이기는 법을 안다. 작년에는 WK리그 26경기 연속 무패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박 감독은 “단 하루만 훈련해도 지는 것에 핑계는 없다”라고 말한다.

이번 ‘중국 4개국 초청대회’와 ‘키프로스컵’에서도 마찬가지다. 훈련할 시간이 거의 없지만 경기에서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게다가 15일 열리는 북한전은 박남열 감독의 국가대표팀 데뷔전이기도 하다. 데뷔전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아무래도 북한전이 신경이 많이 쓰여요. 남북전이니까 관심이 많이 가잖아요. 소집하고 이틀 후에 경기를 한다고 해도 선수들이 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지도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에 정상적인 경기는 힘들다. 박 감독은 일단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선수단의 가능성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수비진에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고양대교 선수들이 많아 호흡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승은 못하더라도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준비는 많이 못했지만 ‘하면 되겠구나’하는 가능성 있잖아요.”

“수비는 거의 고양대교 선수들을 기용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중원이나 공격은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이나 유망주를 골고루 섞어서 만들 생각입니다. 어린 선수들이나 능력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을 때' 정말 괜찮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큰 수확일 것 같아요.”

새롭게 여자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도전정신에 불타고 있는 박남열 감독. 과연 그는 이번 중국과 키프로스 대회를 통해 어떤 숙제를 안고 올 것인가. 그가 가지고 돌아올 숙제 보따리에 여자축구의 미래가 담겨 있을 것이다.


글=손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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